의료계의 강한 반발에도 수술실 CCTV 설치를 강행한 경기도가 명분과 근거를 쌓으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설문조사와 만족도 조사를 통해 여론을 등에 업은데다 의료계의 불참에도 토론회를 강행하며 명분을 쌓아가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이미 끝난 싸움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에 따르면 10월부터 수술실 CCTV를 설치, 운영에 들어간 안성병원에서 이미 10여명의 환자들이 자신의 수술에 대한 녹화를 요청해 수술 CCTV 촬영이 진행됐다.
현재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은 하루에 적게는 1~2건, 많게는 7~8건의 수술을 진행 중인 상황. 매월 평균 약 120건을 수술하고 있다.
지난주에 CCTV가 설치돼 공휴일과 주말을 제외하고는 4일 밖에 병원을 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술 환자의 절반 이상이 CCTV 녹화를 요청했다는 의미가 된다.
안성병원 관계자는 "아직 도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하지 않아 인식이 부족한 상태"라며 "하지만 이미 수술실 녹화 사실을 알고 요청한 환자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녹화 건수도 그렇고 지금까지 환자들의 반응은 반반 정도로 보여진다"며 "지속적으로 환자들의 반응과 만족도를 모니터링하며 중간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경기도는 지속적으로 수술실 CCTV 설치와 운영에 대한 근거와 명분을 쌓아가며 확대 시행을 준비 중이다.
이미 경기도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무려 91%가 CCTV 설치에 찬성하며 87%가 녹화에 동의하겠다는 답변을 얻어 여론을 등에 업었다.
또한 경기도민 10명 중 8명 이상이 단순히 경기도의료원 등 공공기관 뿐 아니라 민간병원에까지 수술실 CCTV를 확대해야 한다는 설문을 받아내면서 확대 시행의 명분도 마련했다.
이런 상황에 안성병원 수술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미 수술실 녹화를 진행하면서 이제는 실제적인 근거까지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음에도 의료계에서는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반대 의사만 분명히 했을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완전히 페이스를 내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무엇이든 처음이 힘들지 한번 물꼬가 트이면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며 "노련한 정치인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그것을 모를리 없는데 이렇게 손을 놓고 있으니 이미 완전히 밀려버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설문조사부터 시작해 시행과 만족도 조사까지 불과 일주일만에 다 해치우지 않았느냐"며 "이러다 정말 의료분쟁에 수술실 CC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건이 나오면 그때는 돌이킬 수도 없이 대응 한번 못해보고 이를 받아들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제안한 맞장 토론회조차 의료계의 불참에도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실제 수술실 CCTV 녹화를 진행한 경기도의료원 의료진들을 비롯해 환자단체연합회 등 소비자, 시민단체들과 학자들에 대한 섭외를 마친 상태로 전해졌다.
의료계의 참여와 관계없이 사실상 토론회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의협은 보이콧을 명확히 한 뒤 의협 주최의 토론회를 만들어 이에 반박하는 논리를 대겠다는 계획. 하지만 아직까지 일정과 장소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토론과 진행방식에 대한 논의도 없는 상태로 일방적으로 제안한 토론회는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의협의 방침"이라며 "의협의 주최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토론회를 준비할 예정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은 추후 협의 후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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