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스케어 등 국내사 9곳 치료제 개발 임상…"치료기전 복잡…단일 성분 시장 지배력 낮아"
4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업체의 신약 개발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임상 허가를 얻은 CJ헬스케어를 포함, 공식적으로 NASH 치료제 개발을 선언한 곳만 9곳으로 적응증 확대와 지분 인수 등으로 치료제 개발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를 포함하면 규모는 배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
다국적 제약사의 임상 3상 진입에도 불구하고 NASH 발병과 치료 기전의 복잡성을 감안하면 여전히 단일 약물의 시장 지배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늦깎이' 신약 개발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의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열기에 이어 국내 제약, 바이오업체 역시 NASH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NASH 개발을 선언한 업체는 휴온스, 삼일제약,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CK바이오텍, 퓨쳐메디신, 유한양행, 넥셀, 그리고 최근 임상 1상 허가를 얻은 CJ헬스케어까지 9곳에 이른다.
삼일제약은 이스라엘 다국적 바이오 제약사 갈메드와 함께 NASH 신약 아람콜의 미국 FDA 임상 2b까지 진행했다. 갈메드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삼일제약은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 상태. 삼일제약은 이번 임상 결과를 토대로 국내 임상 3상 진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람콜 임상2b상 데이터는 247명의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1년간 연구에서 아람콜 600mg이 비알콜성지방간염을 해결하고 섬유증을 개선하는 데 잠재적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간질환 학회의 'NAFLD와 NASH 분야' 올해 최고의 연구결과물로 선정됐다.
한미약품도 올해 4월 미국 FDA로부터 자체 개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바이오신약인 Triple Agonist(HM15211)의 임상 1상 승인을 받고 임상을 진행중이다.
한미약품은 이미 동물 모델에서 Triple Agonist의 지방간 및 간 염증 개선 효능을 확인한 바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어 Triple Agonist의 상용화가 가시화될 경우 환자들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게 사측 설명.
14일 CJ헬스케어도 NASH 치료제 개발을 선언했다. CJ헬스케어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임상 1상 허가를 얻고 개발에 뛰어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70여개 업체가 N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을 뿐 아니라 길리어드와 앨러간 등 다국적 제약사 4곳이 임상 3상에 접어들었지만 국내사의 NASH 개발 선언은 그치지 않고 있다.
첫 신약 개발 성공 업체가 40조원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방간염의 발병과 개선 기전 자체가 복잡해 단일 성분, 단일 기전의 신약만으로는 독식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N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A 제약사 관계자는 "이미 2007년부터 국내사의 NASH 후보물질 기술이전 사례가 있었다"며 "최근에도 국내 모 제약사가 해외에 기술이전을 했지만 권리를 반환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만큼 NASH 치료제는 개발이 어렵고 전문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시점도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부터"라며 "다국적 제약사가 임상 3상에 진입했고 먼저 품목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시장을 장악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규모도 크지만 전세계 70여곳의 업체가 개발에 뛰어든 것은 치료제 개발 자체가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국내사들 역시 아직 늦지 않았다고 판단,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고 강조했다.
B 제약사 관계자는 "지방간의 생성, 그에 따른 섬유화를 지연하거나 개선하는 기전이 복잡하고 환자의 동반질환 상태에 따라 치료 옵션이 다양하다"며 "단일 성분, 단일 요법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여러 치료제들간의 병용요법을 염두에 두고 생각하면 신약 개발이 늦어도 시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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