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계와 한의계 일원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23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의-한 일원화는 국민의 건강과 사회 갈등 해소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의-한-정 협의체가 아닌 복지부와 교육부,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의-한-정 협의체를 통해 의료와 한방의료 교육과정 통합과 이에 따른 면허제도 통합 등 2030년까지 의료일원화 추진 그리고 의료일원화 및 의료통합 위한 의료발전위원회(가칭)를 2018년부터 복지부 산하에 구성해 2년 내 구체적 로드맵 마련 등에 공감했다.
하지만 의료일원화 각론을 놓고 의료계 내부의 반발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최대집 회장과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 의학회, 의료정책연구소, 한특위 등이 참석한 의학교육 일원화 대응방안 간담회에서 ▲한의대 및 한의사 폐지를 통한 의학교육 일원화 ▲기존 면허자는 기존 면허를 유지하고, 상대영역 침해 금지 등의 대원칙을 정했다.
의사협회는 대원칙에 어긋나는 논의가 이어지거나 요구가 있을 경우 협의체를 탈퇴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기일 정책관은 "지난해 의-한-정 실무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 등 4개항에 도출했으나 의료계 회원들의 공감대를 이루지 못해 무산됐다"면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의료일원화는 국민 건강과 사회갈등 해소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일원화가 불발되면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과 무면허 의료, 천연물 신약 등 보건의료에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 필요성에는 모두 찬성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의료일원화는 해야 하고,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등 갈등 현안을 제외하고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이기일 정책관은 "의료계와 한의계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은 잠시 보류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풀면 된다. 지난해 의-한-정 합의를 위한 노력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의료일원화 방안과 시기에 대한 의견을 모아야 한다"면서 "국민 건강을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하는 논의 테이블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의-한-정 협의체가 아닌 복지부와 교육부, 관련단체가 참여하는 위원회가 생길 것이다. 의료일원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며 의료일원화 합의 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판결한 안압측정기 등 5개 현대의료기기 한의사 허용 판결과 관련, "건강보험국에서 해결할 것이다. 의과에서 (사용)되면 한의과도 (사용)돼야 한다"면서 "약사와 한약사 문제도 의료일원화가 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기일 정책관은 "의료계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 신뢰다. 신뢰를 얻기 힘든 상태에서 믿지 못한다. 공감대를 가지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면 이룰 수 있다"며 진정성을 전제로 의료일원화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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