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간 방역 기간 중 외래 환자 반토막 각종 지표 40% 감소 병원측 "보상은 전무...민간병원에 방역 책임전가 가혹하다"
전국적인 홍역 대유행에 직격탄을 맞은 고대 안산병원이 두 달여간의 매출 타격으로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선제적 대응으로 확산을 막는데는 성공했지만 전염병의 특성으로 인해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각종 수익 지표가 곤두박칠쳤기 때문. 이로 인해 원내에서는 일정 부분 보상책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지난 1월 17일 홍역 의심환자 방문을 기점으로 시작된 안산 지역 홍역 대유행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고 4일 밝혔다.
이로서 무려 70일 동안 지속됐던 안산 지역 홍역 유행은 드디어 끝을 맞았고 고대 안산병원은 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드디어 내려놓게 됐다.
이처럼 홍역 대유행은 막을 내렸지만 고대 안산병원에는 극복해야 할 상당한 숙제가 남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익 지표다.
지난 1월 안산 지역에 홍역 유행이 시작되면서부터 70일이 지나는 동안 안산병원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외래 환자수를 비롯해 모든 수익 지표가 곤두박칠쳤고 아직도 이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고대 안산병원의 A교수는 "나만 하더라도 하루에 100명 정도 외래 환자를 보고 있었는데 30명 이하로 떨어졌으니 더이상 설명이 필요하느냐"며 "상황히 심각해진 3월에는 10명을 본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특히 소아과와 산부인과 쪽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 거의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었다"며 "전체적으로 봐도 각종 지표가 40% 이하로 떨어졌다고 보면 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홍역 확산이 지역내 영유아 위탁시설에서 촉발되면서 소아과와 산부인과는 심각한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아 홍역 환자만 10여명이 병원에 들어왔던데다 이들 보호자 중에 당시 산달이 가까웠던 산모가 포함되면서 산부인과까지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안산시와 안산병원은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2000명이 넘는 환자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가면서 병원의 모든 지표들은 심각한 수준까지 이를 수 밖에 없었다.
단순히 병원에 내원했던 환자와 보호자들까지 전수조사에 임하게 되면서 이들의 항의를 병원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몰린 이유다.
안산시 방역 TF로 활동한 고대 안산병원의 B교수는 "그나마 우리 병원 감염 파트에서 의심 환자를 즉각 발견했기에 이 정도로 막았지만 병원이 입은 피해는 상상도 못할 정도"라며 "방역의 최우선 책임을 갖고 움직이는데도 비판과 항의가 계속해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의심 환자가 발견되는 즉시 격리조치와 함께 모든 방역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격리 병실과 분만 병동 대부분이 마비되는 상황까지 몰렸었다"며 "이러한 노력은 인정받지 못하고 분노와 항의를 온 몸으로 받아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병원 내부에서는 이러한 안산병원의 노력과 피해를 일정 부분 보상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립병원에서 국가 방역을 위해 애쓰다가 매출이 곤두박칠쳤는데도 이를 보상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를 어떻게 복구하느냐는 의견이다.
고대 안산병원 보직자는 "아무리 훌륭한 병원이라고 해도 감염병 의심 환자가 진료를 받고 확진을 하는 과정을 피해갈 순 없다"며 "결국 메르스에서 봤듯 환자가 병원에 오는 순간 무조건 희생자가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병원도 병실 폐쇄부터 노출자 검사까지 우리가 다 손해를 안고 갔고 의료진들은 몇일씩 집에도 가지 못한 채 당직을 서며 총력을 다해 확산을 막았다"며 "공공의료기관이 아닌데도 이러한 공익적 역할을 했는데 이러한 피해를 고스란히 모두 감수해야 한다면 누가 방역체계에 협조하겠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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