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사회 소모임 눈길…지난해 1기 이어 2기 과정 운영 '의료법 포털 사이트' 구축 이어 일반인과의 논의 장 마련 예정
"법을 알아야 소신진료를 할 수 있다."
경기도 시흥시의사회가 의료법 공부를 위한 '소모임'을 운영하게 된 이유다.
시흥시의사회는 지난해 말부터 의사회원 및 병원 행정직원을 대상으로 의료법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주 1회씩 15주간 이어지는 강의에는 10명 내외의 의사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처음 시작해 6월부터 2기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의료법 스터디를 처음으로 제안한 최동락 회장은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매일 접하는 상황이 의료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관심밖에 있다"라며 "학술대회나 연수강좌에서도 의료법 강의들은 많이 이뤄지지만 잠깐 듣고 나면 잊어버리게 된다. 보다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법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알고 있어야지 홍수처럼 떠밀려오는 각종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며 "의사가 환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법을 공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기에 이어 2기 스터디에도 참여하고 있는 박기호 수석부회장은 의사들이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의료법의 영향에 있다고 했다.
그는 "진료실을 확장할 때도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들이 있더라"라며 "미리 관련 법을 알고 있다면 대비를 할 수 있는데 의사들은 자신이 불법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의료법을 공부하다 보니 의료소송에 대한 법원 판결 방향이 궁극적으로는 환자한테 유해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맹장수술의 경우 교과서에는 맹장염이 의심돼 수술을 해도 아닐 확률이 50%다"라며 "외과의가 임상적 증상을 보고 판단해서 수술을 결정했는데 맹장이 아니었을 때 CT 검사 여부가 법원 판결에 영향을 끼치더라"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맹장염에 CT 검사는 필수가 아닌데 법원이 의사의 소신진료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많다"며 "의사는 환자가 왔을 때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하는 방어진료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토로했다.
의사로서의 '의무'에만 초점을 맞춘 판결이 자꾸 나와 환자와 의사의 신뢰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소리다.
최동락 회장은 "정부와 법원은 규제 위주로 판단하니 의사의 잘못된 점만 짚는 것 같다"며 "제도적 위험에서 지속 가능한 진료와 병원 운영을 위해서는 의료법을 의사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의료인이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하다"라며 "의료법을 공부해 첫 번째로 지속 가능한 준법 의료현장을 만들고 의료현장과 법령의 괴리로 환자에게 불이익이 있는 제도에 대해 개선안을 관련기관에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흥시의사회는 나아가 의사라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의료법 포털' 사이트도 만들고 있다. 사이트 구축은 병의원경영지원회사 엠디파크가 진행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의료법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에게 의사가 의료법을 모두 지키면서 진료를 하는 게 훌륭한 진료일까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대학교수들도 선뜻 답을 못했다"라며 "그만큼 의사에 대한 규제가 많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료법 포털을 만들어 의사의 시선에서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일반인도 참여해 의료법에 대한 문제점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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