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의사양성교육이 질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분절된 현 교육체제가 해결돼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사양성제도의 전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의학교육, 졸업 후 교육, 평생 교육이 연속성과 연계성에 결여돼 있는 상황에선 의사양성교육도 발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의학교육학회 이영환 회장은 지난 2일 '제36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의 '의사양성교육제도 개혁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꼬집었다.

먼저 이영환 회장이 지적한 의사양성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는 국내 의사양성제도의 운영에 필요한 주요 정책적 결정에 의사 전문가나 단체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못한다는 점.

이 회장은 "의료계가 의사양성교육에서 얼마나 기여하고 역할을 할 수 있었는가를 보면 안했다기보다 제도나, 정책 그리고 권력의 입장이라는 족쇄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여전히 의과대학은 예과2년과 의학과 4년으로 제한돼 있고 의과대학 또한 입학부터 시작해서 졸업까지 정치적 한마디에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의학전문대학원이나 공공의과대학과 같은 장기적 청사진 마련이나 관련 연구에 의사 전문가나 단체는 배제되고 단순한 정치적 논리에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또한 이 회장은 의사양성제도의 연계성과 연속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의과대학의 역할은 의대생을 뽑고 졸업만 시키면 끝난다"며 "의과대학은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다음 스텝으로 보내면 이후 졸업 후 교육과 평생교육과는 연계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분절된 교육과정이 연계되기 위해서는 의사양성 교육의 시기별 중요도의 인식도 전환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기본의학교육(졸업 전 교육)이 가장 중요하고 이후 점차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 졸업 전 교육, 졸업 후 교육, 평생교육으로 의사로서 보내는 시간이 긴 과정에 대한 중요도를 더 높게 평가해야 된다는 게 이 회장의 의견이다.

그는 이어 "교육체계의 분절성과 단절성은 의사양성교육 기관의 통합적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의 부재 혹은 관련 교육기관들 간 연약한 협력적 체제 등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의사양상교육의 내용적 측면에서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에 체계적으로 반응하고 선도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사회적으로 의사하면 떠오르는 게 진료실이나 수술실, 실험실 등 룸 안에 갇혀있는 이미지가 크다"며 "의사들이 건강 수호자 등 전문가로서 사회적 역할을 더 해나가고 진료실, 실험실에 갇힌 모습으로 국한시키는 게 아니라 사회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강화하고 기회를 제공해야하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