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안 6월말까지 집중심사 유예…의료계 "실사도 무서워" 복지부, 4월 개정 고시 유효 "검사 급증·이상 청구기관 현장조사"
뇌 및 뇌혈관 경증질환 MRI(자기공명영상법) 검사의 집중심사 유예가 이번 달까지 지속된다.
다만, 신경학적 검사 부재와 복합촬영 남용 의료기관 대상 현장조사 전 단계인 주의통보가 내려질 예정이다.
8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사회 중심으로 지속 발생하고 있어 뇌 및 뇌혈관 MRI 집중심사를 5월말에서 6월말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보장성 강화 대책 이후 건강보험 소요 재정이 당초 예상량을 넘어선 MRI 검사의 집중 심사를 예고했다.
복지부는 MRI 급여화 시행 전 연간 1642억원의 재정 소요를 추계했으나 실제 2730억원에서 2800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지출됐다.
복지부는 후속조치로 지난 4월 MRI 보험기준 고시 개정을 통해 뇌 질환이 의심되는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검사할 경우, 신경학적 검사 이상 여부 등에 따라 환자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했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어 뇌졸중과 뇌종양 등 뇌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기존과 같이 본인부담률 30~60%를 적용하며, 벼락 두통이나 중추성 어지럼 등을 제외한 단순 뇌 질환은 본인부담률 80%로 상향했다.
복합촬영 남용 방지를 위해 복합촬영 수가도 기존 최대 5촬영에서 3촬영으로 축소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료기관의 방역 활동을 감안해 집중심사는 유예했다. 다만, 유예기간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의료현장은 언제인지 모르는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의 집중심사 칼날을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A 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지부가 심사 유예한다고 했지만 언제든 심사평가원을 통해 청구 검사비 삭감은 가능하다"면서 "심평원에 문의해도 복지부에서 명확한 심사 유예 지침이 없다고 답해 집중심사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청구 전문가를 포진시킨 대학병원조차 불안한 것은 혹시나 모를 현장조사이다.
지역 B 대학병원 측은 "지금은 유예 상태이나 집중심사를 명분으로 모든 의료기관이 현장조사 타깃이 될 수 있다. 보장성 강화로 MRI 검사량이 늘어난 병원일수록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관례에 비춰볼 때 실사를 나오면 MRI 검사 뿐 아니라 관련 청구현황을 전수조사하면서 삭감과 환수 또는 행정처분 등으로 이어졌다. 병원의 건강보험 업무는 사실상 마비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전년대비 증가한 청구건수와 청구금액으로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의 현장조사 타깃으로 잡힐 경우 삭감과 환수의 칼춤에서 자유로운 의료기관이 없다는 반증이다.
복지부는 전년대비 지나치게 청구 검사 건수가 많거나 이상 청구경향을 보이는 70~80개소 병의원 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예비급여과(과장 성창현)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지속되고 있어 MRI 집중심사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만, 4월 고시에 입각해 과도한 청구와 이상 청구 의료기관에 대해 이달 중 주의통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4월 개정 고시는 유효하다. 문제가 되는 의료기관 청구분의 소급적용 심사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현장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뇌 및 뇌혈관 MRI 검사 개정 급여기준에 따라 검사비용을 놓고 의료기관과 환자 간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결국 집중심사와 현장조사 책임은 의료기관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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