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교수 자극하지 말아달라" 의견에 복지부 의견 수렴 중재자로 나선 병원장들…범의료협의체 구성, 전면 재논의 제안
|메디칼타임즈=이창진·이지현 기자|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 명령 위반 전공의 고발장 접수를 잠정 유보한 배경에는 대학병원장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오후 5시 18분 출입기자 문자 공지를 통해 "금일 오후 4시 50분 예정된 업무개시 명령 위반 전공의 고발조치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3시 50분경, 출입기자 문자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4시 50분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업무개시 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들 대상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알린 바 있다.
결국 복지부의 전공의 고발장은 해프닝으로 마무리 된 셈이다.
복지부는 출입기자 문자 공지를 통해 "복지부장관과 병원장 간담회 등 다양한 경로로 의료계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상황"이라며 일정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전공의 다치면, 교수들 못 참아" 복지부에 격양된 분위기 전해
그렇다면 복지부가 고발장 접수 취소 이유로 밝힌 복지부 장관-병원장 간담회에서 의료계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상황이란 무엇일까.
복지부는 이날 오후 2시 건강증진개발원에서 박능후 장관과 서울대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고려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병원, 한양대병원 병원장 및 의료원장 그리고 의대의전원협회장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복지부 장관을 만난 대학병원장들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다치는 상황은 참기 힘들다. 이는 전임의, 교수까지 자극해 더 큰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즉, 현재 의료현장은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조차 떠나는 재난 상황인데 복지부가 전공의 고발장 제출로 이를 더욱 자극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린 것.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A의료원장은 "더 이상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는 물론 의대교수들을 자극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병원장들은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의대생부터 전공의, 의학계 등 의료계 내 모든 직역을 아우르는 범의료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을 두고 전면 재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5일 합의문 논의 과정에서 젊은의사들을 중심으로 결렬에 이르렀지만 다시 한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면 재논의를 위한 대화의 장을 갖자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B의료원장은 "우리의 제안에 복지부 측도 '감사'를 표하며 긍정적으로 답했다"며 "의협을 주축으로 하는 범의료협의체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만큼 협의체가 구성되는데로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고 전했다.
법조계 "고발장 접수는 막다른 길…신중해야"
법조계 일각에서는 복지부 오판도 일부분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법무법인 서로 의료전문 최종원 변호사는 "복지부가 착각한 것 같다. 수사기관에 전공의 고발장 접수는 큰 의미를 지닌다. 고발장이 접수되면 복지부 손을 떠나 수사에 착수하고, 해당 전공의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고발장에 이름을 올린 전공의들이 업무개시 명령서를 전달받았는지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설사 전화 통화를 녹음했다 하더라도 해당 전공의인지 불분명하고, 특정인이 아닌 포괄적 개념의 업무개시 명령서는 수사 대상 성립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종원 변호사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업무개시 명령서 대상자도 아니다. 복지부가 대통령의 엄정 대응 발언 이후 급하게 업무를 처리하면서 고발장 접수에 대한 법률적 자문을 받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다만, "전공의협의회와 집행부를 대상으로 고발장 접수는 가능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형사고발은 복지부도, 수련병원도, 전공의도 더 이상 퇴로가 없는 막다른 길이 될 수 있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복지부는 26일 수도권 20개 수련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중심으로 집중 현장조사를 실시해 휴진자인 전공의와 전임의 358명을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발부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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