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들 실명으로 사직 선언…의료공백 위기 서울아산 흉부 이어 서울성모 소청과도 "집단행동 불사하겠다"
경찰로부터 고발을 당한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병원 교수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서 의대정원 정책을 멈추라고만 주장했다면 이제는 정부에 저항하기 위해 전원사직 등 직접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와 전임의에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로까지 집단휴진 사태가 확산될 조짐이다.
의대 교수들이 행동개시에 나서게 만든 결정타는 보건복지부의 형사고발 조치. 복지부는 수도권 수련병원 중심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은 전공의 10명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와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의학과를 포함해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한양대병원 내과,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삼성서울병원 외과 전공의가 그 대상이다.
고발을 당한 전공의 소속 병원 교수들은 일제히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주말 사이 연세의대와 한양의대,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는 전공의 불이익이 현실화될 경우 집단사직도 불사하겠다고 정부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고발을 당한 전공의 소속병원의 교수들이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들. 주말 동안 사직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아직 사직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사직 결의를 다진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전쟁이 나도 병원을 지키던 의사들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생각해봐야한다"며 "교수들은 큰 틀에서 전공의를 보호해야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방법론을 고민 중"이라고 집단행동 의지를 분명히 했다.
4년차 전공의가 고발을 당한 중앙대병원 신경외과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주임교수인 박승원 교수를 포함한 신경외과 교수 10명은 실명을 밝히며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전원 사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4년차 전공의가 경찰로부터 고발을 당할 만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바 없는데 복지부의 고발조치로 파렴치한 의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중앙대병원 교수는 "밤샘진료를 하면서도 환자를 보며 버텼고 이 나라의 의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그런 국가가 나의 제자를 고발했다는데 충격이 크다"며 "전공의들도 충격을 많이 받았다. 향후 전공의가 전문의가 되더라도 외상이 있을 것 같다. 씁쓸한 일"이라고 허탈해 했다.
또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고발을 당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도 성명서를 통해 직접적인 불이익이 현실화될 경우 집단사직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사직하겠다고 성명을 냈으니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고 사직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성모병원의 한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전공의에 대한 불이익이 현실화 될 경우 사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한한 것"이라며 "실제로 모든 단체행동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정부가 답을 내놔야 한다. 정부가 어떤 답을 내놓는 지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어떤 반응을 내놓는 지를 보고 결정할 것인데 사직서를 당장 써서 모아 놓을 필요도 없다. 의견을 같이하기로 했으니 정부 반응을 보고 일괄로 사직서는 쓰면 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업무복귀명령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도권 수련병원 현장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31일 지방 수련병원에 현장조사도 전광석화로 벌이고 있다. 실제로 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영남대병원 찾아 전공의 근무 현황 조사에 나서자 해당 병원 교수들은 제자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피켓을 들고 저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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