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i 심부전 효용성, 치료 지침에 반영 전망 만성심부전에 엔트레스토 초기 사용 여부 등 관심
심부전에 효용성을 입증한 SGLT-2i 연구 및 경구용 sGC 자극제 베리시구아트(vericiguat)를 다룬 빅토리아 연구 결과가 나온데 이어, 경구용 강심제 오메캄티브 3상 공개가 예정되면서 내년 심부전 치료지침의 대거 업데이트가 예정됐다.
국내에서도 올해 치료지침을 소폭 개정하는데 그쳤지만 내년에는 최신 연구를 반영한 다양한 지침 변화를 예고한 상태. 실제 16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대한심장학회 제64차 추계학술대회(KSC2020)에서는 심부전 환자 치료지침 변화 방향에 대한 점검 자리를 마련했다.
조현재 서울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현재 진행중인 연구 및 최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약물 사용 이슈 및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방향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유럽심장학회,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까지 거치면서 큰 변화가 없었다"며 "2016, 2017년 지침이 크게 바뀌었는데 그 이후 두 세가지 중요 약제에 대해 데이터가 축적됐기 때문에 반영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심부전 치료와 관련해 올해 전문가 의견과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내년 주요 업데이트가 진행된다"며 "결국 변화의 핵심은 SGLT-2i와 엔트레스토의 위치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이후 새로 나온 데이터들…지침 변화 예고
최근 빅토리아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경구용 sGC 자극제 베리시구아트에 대한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조 교수는 "soluble guanylate cyclase(sGC) stimulator라고 불리는 베리시구아트가 빅토리아 연구를 통해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HFrEF)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결과는 통계적으로는 유의했으나 아주 확실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에 따라서 가이드라인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게 그의 평. 향후 가이드라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경구 강심제 오메캄티브(omecamtiv)의 3상 결과도 조만간 공개된다. 조현재 교수는 "이번 결과가 제대로 결과가 나오면 디곡신(digoxin) 이후에 200~300년만에 나오는 경구 강심제라서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면 임상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토픽은 급성심부전에 대한 혈관확장제의 효과 여부다. 급성에 사용했던 혈관확장제를 다양한 종류, 혈압별로 연구했지만 효과 입증은 실패했다. 조 교수는 "급성심부전에 효과적인 약제는 없다는 게 가이드라인의 입장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SGLT-2i는 더 이상 당뇨병 약제가 아니다"
당뇨병약으로 시작한 SGLT-2i는 이제 심부전 치료지침에 중요 약물로 등장할 전망이다.
조 교수는 "유럽심장학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SGLT-2i 연구인 Emperor-Reduced 결과가 발표됐다"며 "심부전 표준 치료에 더해 엠파글리플로진을 투여한 군에서 1차 평가 변수인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발생이 위약군 대비 25% 정도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감소됐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들에 대한 엠파글리플로진의 안전성 역시 확인됐다.
조 교수는 "SGLT-2i는 더 이상 당뇨병 약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미 DAPA-HF와 Emperor-Reduced와 같은 큰 연구가 나왔기 때문에 근거는 완성이 됐고, 결국 우리나라에서 보험급여가 어떻게 되느냐가 임상에서의 활용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 관심사는 SGLT-2i의 심박출계수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 대한 효과인 것 같다"며 "지난 30년간 모든 연구가 효과 증명에 실패해왔는데 내년 SGLT-2i 결과가 ESC, ACC 두 군데서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HFrEF)에서 보였던 긍정적인 결과가 HFpEF에서도 나온다면 심부전 보는 의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GLT-2i가 심장 영역에서 위상이 커지면서 가이드라인에서 차지할 지분도 커질 전망이다.
조 교수는 "당뇨병이 없는 HFrEF 환자에서 치료에서 SGLT-2i를 가이드라인 어디다에 넣어야 할지 문제"라며 "첫 치료제로 엔트레스토를 쓸 것인지, 아니면 SGLT-2i를 이뇨제와 비슷하게 모든 단계에서 쓸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국내, 미국, 유럽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기부터 엔트레스토 써라? 적극적 사용 길 열릴까
지침에서 다룰 또다른 주요 이슈는 심부전 환자의 퇴원후 사용 약제다.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는 심부전 환자들은 병원 입원이 누적될수록 기대 여명이 급감한다. 안정적인 환자라고 해도 더 좋은 약제 및 더 적절한 용량의 약제를 찾는게 관건이다.
조 교수는 "퇴원하면 그 다음부터 심부전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는지 이견이 있다"며 "3번 재입원하면 기대 여명 1년으로 줄어들 정도로 악화되기 때문에 다양한 약제를 써서 증상을 좋게 하고 재입원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가이드라인도 퇴원후 안정적인 상황이라도 약을 바꾸라고 나온다"며 "예후 좋은 환자들도 1년 후에는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들과 모든 원인 사망이나 심혈관 사망, 입원이 똑같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가 안정적이라도 더 좋은 약제, 더 적절한 용량을 찾는게 좋다"며 "안정적인 상태였던 심부전 환자들이 재입원하거나 첫 입원했을 때 어떤 치료를 해야 할지가 가이드라인에 변화가 있어야 할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안정적 환자에도 초기부터 엔트레스토를 써야 한다는 적극적인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심부전학회가 올해 업데이트한 치료지침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급성 비보상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에서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후 엔트레스토를 초기 치료로서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된 것.
조 교수는 "과거 가이드라인은 ACEi나 ARB를 4주 이상 안정된 용량으로 사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ARNI 엔트레스토로 바꾸라고 제시했다"며 "하지만 소규모 연구를 통해 이뇨제 용량이 안정적인 환자를 대상으로 빠른 시점에 엔트레스토로 바꾼 결과 굉장히 큰 변화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병 바이오마커인 NT-proBNP는 에날라프릴 대비 투약 첫째주에 24% 낮아졌고, 8주후에는 29%까지 낮아졌다"며 "이런 걸 기반으로 작년과 올해 ESC와 미국심장협회는 새 심부전 환자이거나 ACEi/ARB 안정적 환자라고 해도 1차 치료제로 엔트레스토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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