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약사 상당수가 의료기관 지원금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막상 현행법에선 이를 막기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최근 대한약사회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 '의약분업 이후 의료기관 지원금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8.7%(응답자 약사 1829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즉, 절반 이상이 의료기관 지원금 요구를 받은 것.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도 현행법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를 통제할 만한 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설문조사는 정확한 현황파악을 위해 익명으로 진행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처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행법에서 제한하는 것은 처방전 발행을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인데 단순히 금품이 오간 것만으로는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최근 발생하는 병원 지원금 사례를 현행법에서 다룰 수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에서는 처벌 대상을 '현재 의료기관 혹은 약국을 개설한 자'로 명시하고 있는데 최근 발생하는 불법 사례는 의료기관 및 약국 개설 이전에 발생하는 것이 다수.
즉, '의료기관 혹은 약국 개설을 준비하는 자'는 처벌 대상에 포함이 안되어 있다보니 법의 허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병원 지원금 사례에서 기승을 부리는 브로커 즉, 제3자에 의한 불법행위도 현행법에선 처분하기 모호한 상태다.
복지부 약무정책과 하태길 과장은 "현행법에서 적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법 개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도 개선의 경우에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강하게 추진하면 부작용도 있다"면서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국무조정실이 규제챌린지를 통해 '약 배송'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섞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하 과장은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는 약 배송 플랫폼 앱 '닥터나우'를 두고서도 위법성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현행법에 저촉되는 게 아니라면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 입장은 산업의 변화에 따라 보건의료제도를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기술의 발달이 국민의 편의를 얼마나 향상시키는지 등 균형점을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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