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본 손실보상 불인정 공문 논란 "중환자 위한 불가피한 조치" 의료계 "코로나로 지친 의료진 힘 빼는 지침, 손실보상으로 겁박"
코로나19 환자 배정을 거부하는 전담병원의 패널티 공문에 의료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4차 대유행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지쳐가는 의료계 내부에서는 현장을 간과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지난 6일 의료단체에 '코로나19 환자 배정 거부 치료병상 관리 방안' 공문을 배포했다.
핵심 내용은 코로나19 치료병상 운영 병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중수본의 환자 배정을 거부할 경우 거부 당일 미사용 병상 손실보상분을 불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대상 병원은 감염병 거점 전담병원과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운영 병원 등이다.
현재 이들 병원의 미사용 치료병상은 환자 치료를 위해 대기하는 병상으로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수본은 병상 손실보상은 환자치료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지정, 보상하고 있다.
지방의료원과 대학병원 등 전담병원이 코로나 환자치료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공문이 나온 배경은 무엇일까.
중수본 측은 전담병원 중 일부 병원에서 중증환자를 고의로 거부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수본은 환자 배정 거부 인정 사유 예시로 ▲천재지변 등 병원의 귀책사유가 아닌 경우 ▲담당 의사의 급한 질병과 사고 ▲에크모 등 전문 치료 장비 부족 ▲에크모 사용 중인 2인실 공간부족으로 추가 입원 불가 등을 들었다.
불인정 사유 예시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 부족(단 병상가동률 80% 이상인 경우 예외) ▲의료인력 휴가와 피로도 누적 ▲야간 또는 휴일을 이유로 환자 배정 거부 ▲환자가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니어서 배정 거부 ▲병상 배정 요청에 고의로 무응답 등을 명시했다.
중수본도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전담병원 의료진들의 번 아웃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이들 병원 중 치료병상 가동률이 50% 내외임에도 의료인력 부족과 피로도 누적 등을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중수본 입장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많은 전담병원은 환자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 치료병상 가동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배정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손실보상 불인정 지침을 하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 반응은 싸늘하다. 코로나 전담병원들은 '어의가 없다'는 반응이다.
수도권 지방의료원장은 "복지부 중수본이 더위를 먹은 것 같다. 격려해도 모자랄 판에 환자 배정을 거부하면 손실보상을 불인정하겠다는 공문이 이 시기에 적합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코로나 전담병원 중 한가하게 노닥거리는 곳은 없다. 의사와 간호사는 지쳐하고, 사직하겠다는 의료진을 간신히 막고 있는데 힘 빠지는 지침만 내려오고 있다"면서 "환자를 거부하는 이유를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손실보상 불인정 운운하며 겁박하는 것이 정당한가"라고 지적했다.
경인지역 대학병원 경영진은 "전담병원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복지부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하고 "의료진들의 번 아웃은 불인정하고, 에크모 장비 부족은 인정하겠다는 지침은 본말이 전도됐다"고 꼬집었다.
복지부는 의료계 비판을 겸허히 수용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공문 내용을 놓고 본부 내부에서 격론이 있었다. 수도권 중증환자가 연일 20명씩 발생하는 상황에서 병상이 없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을 지금 막지 못한다면 안 된다는 정부의 절박한 심정도 이해해 달라. 병상 확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환자 거부 병원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해명했다.
복지부 중수본은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면 해당 공문 운영을 종료한다는 입장이나, 중증환자 치료에 매진하는 많은 의료진에게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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