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알포 시작으로 국내사 중심 임상, 급여 재평가에 불만 커져 "중증환자 치료 당위성은 이해…법적 소송 책임 정부 적지 않아"
보건당국이 지난해부터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시작으로 임상, 급여 재평가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임상, 급여 재평가 대상 품목이 국내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탓인데 그렇다고 표면적으로 보건당국에 문제제기를 할 수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민건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0일을 끝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알포) 제제 임상 재평가 조건부 환수 협상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환수 협상에 임한 제약사 58곳 중 44곳만 공단이 제시한 환수율 20%를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4곳은 끝내 결렬됐다.
문제는 건보공단 청구액을 기준으로 1, 2위를 차지하는 대웅바이오(글리아티민)와 종근당(글리아티린)이 합의한 제약사 명단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12개사들도 대웅바이오, 종근당과 운명을 같이하기로 했다. 정작 보건당국 입장에선 가장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제약사들이 오히려 시장에서 튕겨져 나간 셈이다.
이 과정에서 대웅바이오는 부가세 등 이중과세 문제, 종근당은 환수협상과 별개로 사용량-약가연동 협상(PVA, Price-Volume Agreement)의 기회가 추가로 남았다는 점이 결렬의 주된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콜린알포 제제 환수협상에 앞서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급여
재평가를 진행, 한림제약 엔테론으로 대표되는 포도씨추출물(비티스 비니페라) 성분 약제만 인정하고 나머지 3개 성분은 급여 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베리건조엑스, 아보카도-소야, 실리마린(밀크씨슬 추출물) 성분 약제는 급여 적정성이 없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들 모두도 국내사 중심으로 생산하는 품목들이었다.
즉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임상, 급여재평가가 국내사 중심 제네릭 의약품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제약사들은 보건당국이 너무 외자사에만 초점을 맞춰 의약품의 임상, 급여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소위 말해,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임상, 급여 재평가를 진행해 급여 삭제를 통해 절감한 금액을 글로벌 제약사 중심의 신약 급여에 투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중증 질환 신약 급여 필요성을 검토 중인 심평원 중증질환심의위원회 위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중증 질환의 신약 급여 이슈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급여를 해주면서도 건보 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사 중심의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임상, 급여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원인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들이 보건당국에 제네릭의 급여, 임상 재평가 추진을 두고서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는 상황.
임상, 급여 재평가 품목을 모두 보유한 한 국내사 관계자는 "복지부, 식약처 등 보건당국의 정책 의도는 분명하다. 국내사 중심의 제네릭 급여를 축소해 이를 신약 급여 확대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라며 "중증 환자 급여 확대라는 대전제 속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다만, 복지부와 식약처, 건보공단 모두 급여, 임상재평가를 진행함에 있어서 법적 허점이 너무 크게 보인다. 이는 정부가 정책 추진에 있어 결함이 있는 것"이라며 "제약사의 법적 소송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는 정부의 책임이 절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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