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문 앞 기자회견 "거대여당 독단 입법형태에 분노와 유감" 전문가 자율성 훼손, 환자 건강권 침해 "위헌소송과 투쟁 강력 저지"
|메디칼타임즈=이준상 기자·이창진 기자|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의학회 등 의료계 3개 단체가 수술실 CCTV법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법안 저지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의료단체들은 국민 건강권 수호와 의사 진료권 보장을 위해 특단의 대책 불사 등 법안 통과 시 강경 투쟁을 시사하며 국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와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 대한의학회(회장 정지태)는 30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 '수술실 CCTV법 국회 본회의 부결 촉구를 위한 의료계 3개 단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본회의에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의료 3개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5일 새벽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통과했다. 오늘 국회가 본회의 처리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어 거대 여당의 독단적 입법 행태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의료단체들은 "현간 수백만 건의 수술이 이뤄지는 현실에서 극소수의 비윤리적 일탈 행위를 근거로 대다수 의료인 모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감시한다면 이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아닐 수 없다"며 법안의 부당성을 꼬집었다.
이들은 "법적, 행정적 통제만으로 음지에서 자행되는 다양한 비윤리적 행태를 근절할 수 있다는 관념은 철권통치를 지향하는 강박"이라며 "의사들의 소신과 의욕을 꺾고, 전문가적 자율을 심각히 침해하는 결과는 의료의 질적 저하와 궁극적으로 환자의 생명권과 건강권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의료단체는 "현 법안과 같이 강제적, 일률적 방식의 적용이 가져올 위험성을 끊임없이 경고한 바 있다"며 "의료 선진국조차 강제적 수술실 CCTV 설치 방안을 어불성설로 여기고 있는 것을 세계 모든 의사들의 이기와 독선 때문이라고 치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의료단체는 의료법안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저지를 위한 단체행동을 비롯한 특단의 대책을 공표했다.
이들은 "전문가 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의료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의료계를 대표는 3개 단체는 단합해 악법을 저지하고자 함께 행동할 것임을 밝힌다"면서 "지금이라도 국회가 올바른 판단을 바탕으로 의료 환경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해당 법안을 부결하고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료단체들은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유예기간 동안 현 법안의 독소조항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해악을 규명하고 저지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면서 "헌법에서 규정하는 직업수행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으므로 헌법소원 등을 제기해 법적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와 국회는 수술실 미래를 살리기 위해 의료붕괴를 획책하는 정부와 국회의 무책임한 자세에 맞서 모든 특단의 대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료단체는 "정부와 국회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해 국민의 건강권이 더는 위협받는 최악의 사태로 치닫지 않도록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인기 영합과 선거 표몰이를 위해 추진된 법안의 결과를 보장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현실의 목소리를 외면한 의료 관치 결과로 인해 필수의료가 무너지고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심각히 위협받는 현실에 이르고 있다"면서 "의료의 근간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의사들의 충정과 노력을 무시하는 압제를 언제까지 계속할 셈인가"라며 의료법안 부결을 재차 촉구했다.
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특단의 대책 관련 "국회 본회의 통과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개정안의 인권침해 소지에 대한 위헌 소송과 함께 세계의사회 연대, 투쟁 등 강력한 저지 방안을 추진하겠다. 의료계 지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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