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3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료기관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할 수가협상이 어김없이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공급자 단체는 "진료비가 늘었다"라는 '난관'을 만났다.
지난해는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면, 1년 사이 의료계를 바라보는 가입자 시선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됐던 손실보상금, 예방접종비 등을 의료기관의 '수익'으로 봐야 한다는 것.
그 기저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의료기관의 진료비가 올라갔다는 통계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총진료비 증가율을 보면 의원급이 가장 컸다. 지난해 의원급 총진료비는 18조7569억원으로 2020년 17조443억원 보다 10% 증가했다. 지난해 '법과 제도' 영향에 따른 진료비를 제외한 의원급 순진료비 증가율 또한 8% 수준으로 상승세인 것은 마찬가지.
병원급 진료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47조4899억원으로 전년 보다 7.6%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상황과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이뤄진 수가협상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1년차인 2020년 진료비 통계를 활용했는데 진료비 증가율이 의원은 0.3%, 병원은 1.2%에 그쳤다. 해마다 10~11%씩 증가하던 것과는 확연히 낮아진 통계치로 의료기관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가입자도 공감했다.
1년 사이 진료비 증가율은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환자의 의료이용률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통계도 가입자의 시선이 보수적으로 바뀐데 한 몫했다.
지난해 의원급 의료기관 진료건수는 4억7059만건으로 전년도 4억8002만건 보다 2% 줄었다. 물론 2020년 진료건수가 13.7%나 감소한 것과 비교했을 때는 증감률 폭이 줄었지만 2년 연속 환자가 줄어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진료비가 10% 늘어날 때 진료건수는 감소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
반면 병원급은 지난해 1억8674만건으로 전년도 1억7914만건 보다 4.2% 늘었다. 그럼에도 2019년 진료건수인 2억154만건에는 못 미친다.
가입자 설득 논리 개발 나선 의료계 "보장성 강화 영향"
의료계는 이를 '착시현상'이라고 선을 긋고, 진료비 상승을 의료기관 수익이 늘었다는 걸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가입자 설득 논리를 개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김동석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초음파 급여화에 따른 진료비 상승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결과로 비급여를 포기하고 진료한 결과다. 비급여의 급여화에 의한 착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오지 못했던 환자들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의료 행위를 모두 받았기 때문에 진료건수는 적었지만 청구액이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10~11%씩 늘던 진료비 증가율이 0.3% 증가에 그쳤다가 다시 10% 늘어났기 때문에 회복한 것도 아니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진료비 증가는 결국 정부 정책에 순응한 결과인데 이를 환산지수 억제 요인으로 평가하려는 시각은 안된다는 호소도 나왔다.
의협 수가협상단 관계자 역시 "상복부, 비뇨생식기 등 초음파 급여화가 1~2년 전에 이뤄졌고 그 결과가 의원급에서 이제 나오는 것"이라며 "실제로 진료비가 늘었다는 게 아니고 비급여가 급여로 이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초음파가 급여화되지 않았으면 진료비 통계에도 안 잡혔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의원급 진료비 증가분의 절반 정도가 초음파 급여화에 따른 것으로 6800억원 수준"이라며 "이 여파로 의원급의 건강보험 보장률이 3.5% 정도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보다도 5배나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도 지난 4일 열린 단체장 상견례에서 "지난해 병원급 행위 진료비 증가분의 43% 이상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발생한 진료비"라며 "단순히 병원 진료비 증가가 아니라 병원이 방역 대응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반증한다. 협상에서 긍정적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치과계도 보장성 확대 결과는 수가협상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수가협상단장은 "치과계는 2012년부터 보장성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비급여 축이 무너져내리고 급여로 이동했다"라며 "이 변화는 환산지수 하락으로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적정 수가에 대한 보장이 전혀 안된 현실 속에서 비급여 규제만 강화되고 치과 경영은 악화되고 있다"라며 "건보공단 강도태 이사장이 단체장 상견례에서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적정 수가 유지를 위해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데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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