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이 유례없이 빠른 개발기간을 거쳐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접종되면서 다양한 부작용들이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대통령이 백신부작용에 대해 국가가 책임질 테니 안심하고 백신을 받으라고 독려까지 했다. 그런데 과연 백신부작용에 대해서 국가가 책임지고 있는가?
처음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혈소판감소성혈전증 사례였다. 이 사례를 인정한 이유는 EMA에서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이 백신과 관련성이 있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이었다. 두번째로 인정된 사례는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급성심근염 사례로서 제대를 얼마 앞둔 군인이었다. 이 사례를 인정한 이유는 미국의 CDC에서 mRNA 백신과 급성심근염 사이 관련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두가지 사례는 젊은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서 초기에 발생한 사례들이었는데, 그 뒤로 어떤 사례도 백신과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은 그 뒤로는 발생을 하지 않았을까? 2022.2.24. 질병관리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은 207건이 보고됐다. 그런데 이 사례들은 왜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유럽의 EMA는 혈소판감소성혈전증만 백신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을까? EMA는 그 후로도 10개 이상의 새로운 부작용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초기 두 사례만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그 뒤로 어떤 사례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처음에는 해외에서 인정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인정하기로 한 것 같다. 실제 우리나라는 식약처에서 코로나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능동감시를 시행하지 않았고, 안전성에 대한 모니터링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인과관계를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례가 접수되자 전략을 바꾼 것 같다. 모든 사례에 대해서 일단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기로 말이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질병관리청 피해보상 심의위원회에 속한 전문가들에 대한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코로나백신의 부스터샷을 정부에서 밀어붙이자 FDA 백신담당국의 국장과 부국장이 동시에 사퇴했다. 필자는 이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일 때 전문가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것이 옳지 않다는 의사 표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초기 2 사례만 인정하고 이후 일절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피해보상심의위원회의 전문가들은 무엇을 했는가? 그리고 왜 정부는 피해보상심의위원회 위원들에게 작년 12월 건국훈장을 수여했는가? 또 그 훈장을 좋아라 받는 전문가들은 또 무엇인가?
백신부작용 인과관계 저평가로 인해 가족을 잃고, 중증의 후유증으로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받고 있는 국민들 앞에 부끄럽지도 않는가? 정부 기관에 있는 전문가들이 그저 정부의 정책에 순응하고, 자기들의 유익만 취하는 모습은 매우 후진국적이며, 이런 망국의 징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결코 선진국 반열에 올라갈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또 조건부허가를 받은 백신에 대해서 일상의 모니터링을 해야 할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이 이 역할을 하지 못하자(평상시 안하다가 갑자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대한의학한림원에 백신안전성위원회를 위탁하기에 이르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백신안전성위원회의 위원장이신 박병주 선생님이 의약품안전관리원 설립에 크게 기여하신, 의약품안전관리의 전문가였다는 점이었다.
최근 백신안정성위원회는 코로나백신 접종 후 급성심근염, 급성심남영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는 발표를 했다. 이 때 박병주 선생님은 분명히 백신안전성위원회의 연구결과는 개별사례의 인과관계 평가와는 별개라는 점을 언급했다. 선생님은 필자가 의료윤리위원회에서 국내 백신부작용 인과관계 평가의 문제점에 대해서 발표했을 때에도 참여해 주시고, 백신안전성위원회의 연구결과가 개별사례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씀했다.
즉, 백신안전성위원회의 연구결과는 코로나 백신이 어떤 특정 질환의 빈도를 유의하게 증가시켰을 정도로 안전성이 취약한 백신이었다는 것을 나타낼 뿐이며, 그 특정 질환만이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왜 백신안전성위원장의 분명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백신안정성위원회의 연구결과만을 인과관계 인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가? 그저 전문가들을 정부의 정책을 가리는 도구로만 사용하는 악랄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리고 마치 정부가 백신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뿌리는 언론사들은 또 무엇인가? 급성심근염/급성심남영은 전체 백신부작용의 10%도 되지 않는다. 여전히 90% 이상의 백신부작용 피해자들은 도탄에 빠져 있다.
필자는 전 질병관리청장이 퇴임하면서 백신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바랬다. 왜냐하면 그는 공무원이지만 의사였기 때문이었다. 의사로서 백신부작용의 인과관계 평가가 심히 저평가됐다는 것은 그도 분명히 알 것이라고 생각했고, 방역정책에 밀려 백신부작용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다고 사과하는 것이 최소한의 의사로서의 양심이요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백신부작용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필자는 새 질병관리청장에게 강력히 요청한다. 과연 백신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백신부작용에 대한 인과관계 평가가 적절했는지, 전문가로서 의사로서의 양심이 최대한 살아있을 때 의견을 표시해 주기 바란다. 만약 새 질병관리청장마저도 비열하게 백신안전성위원회의 연구 결과 뒤로 숨고, 백신부작용 피해자들을 계속 도탄에 방치한다면, '낭만닥터김사부'에 나오는 누군가의 대사처럼 당신은 나한테 선배고 뭐고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필자는 백신부작용 피해자들과 함께 그들이 인과관계를 정당하게 인정받고 제대로 된 국가라면 당연히 취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과 보상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그들과 함께 하겠다. 다음 칼럼에서는 백신부작용 인과관계 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지에 대해서 정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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