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에 방문규 전 보건복지부 차관(61)이 임명됐다.
신임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서울대 영문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28회로 관가에 입문해 기재부 대변인과 예산실장, 제2차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통 관료이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 복지부 차관으로 1년 8개월간 재임하면서 의사 출신 정진엽 장관을 보좌하며 보건의료 정책을 주도했다.
그는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절차 개선과 일회용 주사기 사고로 인한 C형 간염 개선조치,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 개편 및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 교류 법적 근거 마련,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등을 추진한 장본인이다.
국무조정실장은 장관급으로 중앙부처 현안 발생 시 조율사 역할을 담당한다.
윤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변화 과정에서 보건의료계와 갈등을 필연이다.
복지부가 최우선 역점 과제로 내세운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비롯한 의료 취약지 상급종합병원 분원 설치 그리고 의사 인력 양성 방안 모두 의료계와 마찰이 불가피하다.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기 전에 국무조정실장이 나서 부처간, 전문가단체, 시민단체 등을 중재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한 사례가 적지 않다.
방문규 실장을 주목해야 하는 것은 보건의료 정책을 손바닥 보듯 세밀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 차관 시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와 예산심의 소위원회에서 의료 관련 민감한 개정안과 사업 논의 시 정책과 예산 변화의 스토리를 모두 꿰고 있어 여야 의원들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는 후문이다.
기재부 사무관 시절 복지부를 담당하면서 수 십 조에 달하는 복지와 보건의료 사업에 필요한 예산 편성을 전담했다.
복지부가 보건의료 정책에 필요한 사업 예산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사업의 타당성과 전문가 단체 입장. 직역간 갈등 등 예상되는 성과와 부작용 모두를 기재부에 보고해야 한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기재부 공무원 입장에서 수 십 억원에서 수 천 만원에 이르는 다양한 보건의료 사업 예산 수치와 정책 추진 배경을 숙지할 수밖에 없다.
복지부 차관 이임식을 끝으로 32년의 공직 생활을 마친 후 문정부에서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윤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으로 공직에 귀환한 그의 생존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MB정부 시절 임채민 국무조정실장이 대통령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복지부장관으로 발탁된 전례를 곱씹어 봐야 한다.
정가에 능통한 의료계 인사는 “국무조정실장은 중앙부처에서 가장 능력 있는 공무원 중 에이스를 낙점한다. 방문규 실장은 기재부 내부에서도 최고의 공무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 현안 발생 시 의료단체장이 삭발하고 성명서를 낸다고 모두 해결되지 않는다.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중앙부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관료사회 핵심 공직자들을 직시하고 유대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정부의 보건의료 개혁 과정에서 발생할 파열음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의 손을 거쳐 재조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의료단체가 국회와 복지부 그리고 국무조정실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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