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키트루다 등 고가약이 대거 새롭게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6개월만에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 전체 투입 규모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정부는 '고가 의약품 관리방안'을 검토하며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상황. 이로 인해 하반기 급여 등재를 노리고 있는 제약사들이 이 변수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올해 상반기 급여 등재 및 확대를 확정지은 약제가 총 13개 품목으로 현재 건강보험 재정 추가 소요액이 39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정 추가 소요액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난 한해 투입액인 2564억원을 올 상반기 만에 단숨에 넘어섰다는 의미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의 주요 고가 치료제가 올해 상반기 새롭게 급여권에 들어오거나 적응증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대표적인 품목이 한국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다. 3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등으로 급여가 확대되면서 1726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복지부는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4월 한국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710억원이, 한국로슈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이 비소세포폐암과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급여 범위가 확대되면서 375억의 건강보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상 올해 상반기 이들 3개 치료제를 급여 등재 혹은 확대하는데 들어간 돈이 지난해 전체 재정에 맞먹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급기야 복지부는 하반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고가약 관리방안 마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고가 치료제 등재 혹은 급여확대 이슈가 많아 건강보험 재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라며 "이로 인해 하반기 고가약 관리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정부가 고가약 관리방안 논의 시 하반기 등재 혹은 급여범위 확대를 노리는 품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신규 등재 혹은 급여 확대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품목을 꼽는다면 한국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르보벡)와 한국오노약품공업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 등이다.
현재 졸겐스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7월 말까지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며, 옵디보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로부터 급여확대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졸겐스마는 미국에서 25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인 '약가'를 두고서 국내에서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두고서 관심이 집중된 상황.
건보공단과 노바티스는 일본에 적용된 약가인 19억원 수준을 높고 물밑협상을 진행 중인데 하반기 고가약 관리방안 마련 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본 약가 수준을 놓고 건보공단과 제약사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졸겐스마의 경우 급여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투여 대상이 많지 않기에 재정 소요액이 3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상반기 고가약 신규 등재 및 급여범위 확대로 재정투입이 커지면서 향후 개최될 건정심 회의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확률이 크다"며 "설령 약가협상을 완료한다고 하더라도 건정심 위원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된다면 하반기 주요 치료제의 급여 등재 및 범위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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