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삽관이나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중환자들의 저혈압 쇼크 등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볼루스(IV Bolus) 수액 요법이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액을 주지 않은 환자와 심정지나 사망 등의 비율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 이에 따라 현재 정립된 프로토콜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현지시각으로 12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중환자에게 투여하는 볼루스 요법이 실제 심정지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2.9792).
볼루스 요법은 환자의 저혈압 등을 막기 위해 정맥을 통해 고농축 수액을 주입하는 처방으로 응급 환자나 중환자들에게 사실상 표준 요법으로 정립돼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이러한 볼루스 요법이 관행적인 행위일 뿐 실제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부작용만 높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
버밍험 앨라바마 의과대학 데릭(Derek J. Vonderhaar)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검증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데릭 교수는 "지금까지 임상 현장에서 기도 삽관이나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중환자나 응급 환자의 경우 볼루스 요법을 즉각 시행해 저혈압을 막아야 한다고 여겨져 왔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매우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미국의 11개 의료기관에서 기도 삽관이나 인공호흡기 등을 부착한 중환자 1065명을 대상으로 볼루스 요법을 사용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로 나눠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과연 볼루스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실제로 저혈압을 예방하고 심정지나 사망을 막을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심정지 등 심각한 악화는 볼루스 요법을 시행한 환자 중 21%에서 발생했다. 또한 아무런 수액을 주지 않은 환자에서는 18.2%에서 심각한 악화가 발생했다.
급격하게 혈압약을 투여해야 하는 상황을 보자 볼루스 요법을 시행한 환자는 17.6%, 대조군은 20.6%에서 나타났다.
추가 분석 결과를 보면 수축기 혈압이 65mmHg 미만인 환자 비율은 볼루스 요법을 받은 환자의 3.9%에서, 수액을 맞지 않는 환자의 4.2%에서 일어났다.
이는 모두 오차 범위 내로 볼루스 요법을 받았건 받지 않았던 통계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마찬가지로 심정지 등의 비율을 보자 볼루스 요법을 받은 환자는 1.7%로 오히려 수액을 맞지 않은 환자 1.5%보다 높았다. 사망률도 볼루스 처방을 받은 환자에서는 0.7%, 대조군은 0.6%를 기록했다.
데릭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볼루스 수액 요법이 환자에게 아무런 이점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 어떤 지표에서도 결과를 개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볼루스 요법의 부작용 등을 고려할때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불필요하게 이를 활용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중환자 치료 프로토콜에 대한 대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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