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의사회가 고위험군 재택치료 유지를 촉구하기 위해 그동안의 경험을 기록한 서적을 출판했다. 자율적인 재택치료로는 의료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원구의사회는 최근 '재택치료 100일 간의 기록'을 출판했다. 이 서적은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40여명의 의사들이 고위험군 재택치료를 하면서 느낀 소회를 담았다.
특히 노원구는 1차 의료기관의 모든 고위험군 재택치료자를 담당해 지난 6일까지 18만4086명의 환자를 모니터링했다. 이는 서울시의사회가 마련한 재택치료 서울형 모델 참여 구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노원구는 40여 개 의원이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됐는데 주간엔 각 의원에 배정된 환자를 2회 이상 모니터링하고, 야간에는 순번제로 담당 의원이 당직을 서는 방식이다.
이 모델에 참여한 의사들은 이 시스템이 감염병 대응에서 1·2·3차 의료전달체계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를 통해 경증·무증상 코로나19 확진자는 평소 이들을 돌보고 있던 지역의사회가 관리하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인 환자는 2차 의료기관 입원시설에, 위중한 환자는 3차 의료기관에 배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노원구의사회는 노원구에서 재택치료 서울형이 시작된 이후 관내에서 사망한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대응에서 각 종별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었던 덕분에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병원급 고위험군 재택치료에선 간호사가 모니터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할을 의원급이 가져가면서 의사로 하여금 보다 밀접한 관리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환자가 평소 복용하는 의약품도 관리할 수 있어 일반적으론 처방이 까다로운 팍스로비드 등의 코로나19 치료제도 원활이 처방할 수 있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오는 8월부터 고위험군 확진자 배정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의사회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환자가 자율적으로 재택치료를 받도록 하는 방식은 증상 악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고령층 확진자에게 특히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노원구의사회는 아픈 환자가 먼저 의료기관에 연락하는 것엔 어려움이 따르며, 실제 모니터링 과정에서 환자가 전화를 받지 않아 곤란했던 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들이 직접 지자체에 연락하거나 지인을 통해 환자를 방문하도록 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자율적인 재택치료로는 이 같은 조치가 어려운 만큼, 결국 의료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노원구의사회 조문숙 회장은 "재택치료 서울형이 전국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 모델이 정착되면 모든 감염병 치료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특히 60세 이상 고령 환자는 지금처럼 의사가 처음부터 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병상 부족 사태 때처럼 경증 환자가 병실을 차지하면 진짜 중증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다. 이번 기회에 지역사회에서의 감염병 감시 및 치료 관리를 정립해야 하며 그래야 의료에 사각지대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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