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삭센다주는 이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러 의원에서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삭센다 처방 및 판매에 관한 여러 질문과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이런 삭센다주 처방과 관련하여 병원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례1 – 전문의약품 광고
이제 막 삭센다가 국내 시장에서 태동하기 시작한 2018년 여름경, 법률자문 거래처인 가정의학과 의원에 보건소의 공문이 하나 날아왔다. 내용은,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삭센다”에 관한 표현이 있는데, 이는 전문의약품에 관한 광고이니 홈페이지를 수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당시엔 삭센다라는 의약품 자체가 생소했기에, 담당 변호사들 입장에서도 그것이 전문의약품이라고 인지하지 못했고, 병원의 홈페이지나 오프라인 배너 등에 “삭센다”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는 것을 위법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보건소의 지적을 받고난 이후에야 아차 싶었다.
실제 전문의약품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전문적인 지식에 따라 사용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오․남용 우려, 광고비용의 소비자 부담증가 등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대중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전문의약품 광고는 접종률을 고려한 예방용 의약품(예:독감백신) 및 의학․약학 전문가 대상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에 해당 의원은 즉시 광고를 수정하였고, 빠른 대처 덕분에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비슷한 제보가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고, 결국 이런 광고가 허용되는지 법정 다툼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일부 사건에서는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하기도 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도4373 판결; 다만, 광고의 내용에 부작용을 명시하지 않은 등 다른 사유들도 혼재되어 있어서 아주 명확히 삭센다 광고를 금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있다).
따라서 비만치료를 위해 삭센다 처방을 해주는 의료기관은 그 광고에 있어서는 주의를 요한다.
#사례2 – 원내 처방에 관한 시시비비
삭센다는 원내 처방 및 판매가 가능한지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라질 수 있는 특수한 의약품이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개설자가 아니면 전문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지만, 또 원내에서 주사제를 주사하는 경우에는 의사가 의약품을 직접 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약사법 제23조 제4항 5호).
이에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원외 처방만 가능하다고 안내를 하기도 하고, 또 어느 곳에서는 병원에서 주사를 1대 맞은 후 나머지를 판매하는 식으로 실무적 처리를 하고 있는데, 과거부터 이에 대해 말들이 아주 많았다.
이와 관련하여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보건복지부 민원 질의·응답에 따르면 “자가주사제는 원칙적으로 원외처방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처음에는 환자들이 스스로 투여할 수 있도록 주사 방법 교육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원내처방 후 의료기관 내에서 직접 주사 행위는 가능하다” 는 정도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자가주사제의 원내처방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하여 늘 분쟁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 19로 인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됨에 따라,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진료를 하고 정작 판매는 약국이 아닌 병원에서 택배로 배송해주는 등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약사법 위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례3 – 허위 과대 광고의 문제 등
전문의약품 광고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과 별개로, 삭센다가 만능 다이어트 의약품인 것처럼 허위·과대광고를 하는 사례들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삭센다는 어디까지나 비만치료제이므로, 다이어트 효능을 강조하며 광고하거나 홍보를 했다가는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와의 분쟁에도 휘말릴 소지가 다분하다.
다이어트 효능이 없으니 환불을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또는 설명의무 위반 등으로 크고 작은 민원을 제기하는 환자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분쟁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속칭 블랙컨슈머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모두 해결이 될 때까지 병원 입장에서는 아주 골머리를 썩곤 한다. 최근에 담당했던 사례에서는, 허위 광고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니 위자료로 100만원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홈페이지, 블로그 등의 문구에 주의를 요하고, 환자들에게 대면으로 진료하거나 설명을 할 때에도 치료 효과를 보장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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