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시행 12년째를 맞았지만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전문병원' 지정 평가 제도에 대해 주무 기관인 건강보험심평원도 고심이 깊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전문병원 모집 주기를 단축하는가 하면 지정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
이에 심평원은 전문병원 지정 기준 손질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는가 하면 전문병원 가능성이 있는 기관들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심평원 이영현 의료자원평가실장은 27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전문병원 분포의 지역불균형 해소, 사회적 필요분야 전문병원 확대 등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병원 지정제도는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5기 1차년도 전문병원 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다. 전문병원은 3년 단위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을 시작했지만 제도 활성화를 위해 2021년 이뤄진 4기 전문병원부터는 모집주기를 1년으로 단축해 매년 전문병원을 모집하고 있다.
4기 전문병원은 130곳이 신청, 이 중 116개 기관이 최종 지정됐다. 이 중 한 곳은 폐업, 한 곳은 자진취소를 선택해 114곳의 전문병원이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수요가 제한적이지만 국가적으로 갖춰야 하는 서비스나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병원은 총 37곳이다. 화상, 알코올, 수지접합,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주산기 전문병원이 여기에 속한다.
심평원은 사회적 필요분야 전문병원 확대 및 지역 의료 접근성 강화를 지정 기준을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
수지접합, 알코올, 화상 분야는 의료인력 30% 완화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더불어 특별시, 광역시 등 대도시 이외 지역은 환자 수 감소 및 의료인력 수급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의료인력 및 병상에 대한 지정 기준을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의료인력 8명을 충족해야 하는 분야는 30%를 완화해 5명으로, 80병상을 충족해야 하는 분야는 30% 완화 적용으로 56병상만 충족하면 된다.
나아가 심평원은 전문병원으로 지정 가능한 의료기관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하고 있다.
이 실장은 "전문병원 지정을 받지 않았거나 지정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기관의 청구 데이터를 통해 내부적으로 전문병원 지정 기준에 충족하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올해 전문병원 지정공고를 할 때 활성화 필요 분야 및 해당 지역 기관에 전문병원 제도 안내와 함께 지정 신청을 적극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심평원은 전문병원 확대 일환으로 지정 기준을 완화하면 자칫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자체 연구에 돌입했다.
이 실장은 "19개 분야에 대한 전문병원을 지정 운영하고 있는데 근골격계 비중이 특히 높고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라며 "분야, 지역 균형적 성장이 필요한 만큼 전문병원 제도 개선을 위한 자체 연구를 다음달에 착수해 결과가 나오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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