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에 도전장을 냈던 중앙보훈병원이 의료인력, 시설 인프라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17일, 이를 총괄하는 유근영 병원장을 직접 만나 그의 계획을 들어봤다.
올해로 임기 시작 2년째를 맞이한 유 병원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요약하면 의료인력을 대폭 늘리고 미래를 대비해 대상환자군을 확장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지난 3월, 신규 의료진 13명을 대거 영입한 일이다. 유 병원장은 "소위 말하는 빅5병원의 젋은 스텝을 대거 스카웃했다"며 "여전히 의료진은 부족한 상태여서 계속해서 영입 중으로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보훈병원은 공공병원으로 의료진 1명 정원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 그럼에도 13명까지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유 병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기에 가능했다.
유 병원장은 "기재부에서 정한 의료진 인건비 총액이 제한적이다보니 의사 충원이 어려웠다. 그래서 인건비 예산 이외 예산을 조정한 결과 의사 인건비로 충당하면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신규 전문의 채용과 더불어 의료진에 대해 '정년' 개념을 파괴함으로써 숙련된 의료진을 확보했다. 정년 이후 비정규직 형태로 환자 진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보수체계도 서울시 근무의사 수준으로 맞췄다.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중요성이 높아진 수련 환경개선을 위해 간호사 교대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간호인력에 대한 처우도 개선했다.
진료 역량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적정성평가 12개 항목에서 1등급을 확보하고 지난 2월에는 뇌졸중 집중치료실을 개소, 대동맥류 시술과 코일 색전술 등 고난이도 시술 건수가 42% 늘었다. 암센터, 심혈관센터, 혈관인터벤션센터 등 전문진료센터에 대한 고도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앙보훈병원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마트병원으로의 전환도 시작했다. 유 병원장은 "AI·5G기반 로봇융합모델 실증사업과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HIS 구축 등 총 30억원 규모의 사업을 통해 의료현장의 스마트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 R&D예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의료전달체계 일환으로 보훈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준비 중이다.
김춘관 기획조정실장은 "국가유공자 입장에선 위탁병원 접근성이 나쁘다.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역 내 1차 의료기관들과 협력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면서 "경증환자는 지역으로 전원하고 중증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매년 보훈 진료 대상자가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환자군 축소가 예상됨에 따라 소방·경찰 등 특수 공무원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는 국가보훈처가 '부'로 격상되면서 추진 중인 혁신방안 일환 중 하나. 유 병원장은 "보훈부도 향후 국방, 경찰, 소방 공무원은 진료기록을 공유해 감면혜택을 제공하는 식의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김 기획조정실장은 "보훈공단 산하 운영체계의 한계가 있다. 보훈의료원 체제로 전환해 병원 중심, 환자 중심의 의료복지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며 "향후 보훈부와 협의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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