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억제제나 항암제 등을 사용할때 B형 간염 재활성화를 막기 위해 활용하는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요법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와 안전성, 투여 시기와 기간 등을 놓고 수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뤄진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를 통해 마침내 결론이 나온 셈이다.
오는 7월 10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B형 간염 완치자를 대상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 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현재 B형 간염은 치료제의 발달로 인해 바이러스를 거의 완전히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면역억제제나 항암제 등을 사용할 경우 완치된 환자라 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재활성화를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나 항암제를 써야 하는 B형 간염 완치 환자에게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요법을 두고도 아직까지 논란이 많은 상태다.
일부 가이드라인에서는 6개월이나 12개월 동안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요법을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반면 일부 지침에서는 효과와 안전성이 부족한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을 권장하고 있는 이유다.
또한 대체적으로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투여 기간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서울대 의과대학 김윤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요법의 효과와 안전성, 기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예방 요법이 효과가 있는지, 또한 얼마나 투여해야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B형 간염이 완치된 후 리툭시맙 기반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90명을 투여 기간별, 요법별로 무작위 배정해 그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요법은 분명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투여군 중에서 B형 간염이 재발한 환자가 최대 6%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효과는 얼마나 약을 먹어야 나타나는 것일까. 연구진은 오히려 이 부분에 집중했다. 현재 많은 가이드라인에서 6개월, 12개월, 18개월 등 투여 기간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ITT(Intention to treat) 분석시 B형 간염 재활성화는 6개월군에서 43명 중 1명(2.3%)가 나타났다. 또한 12개월 그룹에서는 41명 중 2명(4.9%)가 발생했다. 각각 중앙값은 13.3개월과 13.7개월이었다.
ITT 분석은 무작위 배정을 한 상태 그대로 대조군과 비교하는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분석법이다.
연구 완료자를 대상으로 하는 PP(Per protocol) 분석에서도 경향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B형 간염 재활성 비율을 보자 6개월군에서 18명 중 1명(5.6%), 12개월 그룹에서 13명 중 1명(7.7%)으로 집계된 것. 각각 중앙값은 13.3개월과 9.7개월이었다.
PP 분석을 진행한 배경은 중도 탈락자 등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 2년간의 연구 기간 동안 무작위 배정된 환자 중 3명이 리툭시맘 요법 자체를 포기했고 3명은 예방적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기 전에 연구 동의를 철회했다.
또한 33명의 환자가 추적 관찰에서 제외됐고 16명의 환자가 중간에 동의를 철회했으며 4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B형 간염 재활성화의 누적 발생률은 ITT 분석과 PP 분석에서 두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각각 P=0.502 및 0.795). 이상 반응 발생률 또한 마찬가지로 두 그룹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각각 P=0.193 및 0.999).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리툭시맙 기반 화학 요법 완료 후 예방적 항바이러스제의 투여가 효과적이며 특히 6개월간의 투여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낸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다기관, 무작위 연구"라며 "B형 간염 완치자의 재활성화를 예방하기 위한 최적의 접근법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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