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A병원 30대 간호사가 출근 직후 '지주막하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이하 SAH)'로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임상현장에서는 SAH 발생에 따른 치료 후 재발할 막을 수 있는 치료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간 인구 10만명 당 10~20명의 뇌동맥류 파열환자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대한뇌혈관외과학회 통계에 따르면, 2006년 한해 전국에서 치료받은 뇌동맥류 환자(파열된 경우와 비파열된 경우를 모두 포함)가 59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SAH의 가장 큰 원인은 '뇌동맥류파열'이라는 것이다. 전체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뇌동맥류는 벽이 얇고 매우 약해서 쉽게 출혈을 일으키는데, 뇌동맥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이 발생될 수 있다.
SAH의 심한 뇌손상으로 결국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즉각적인 진단 및 치료 조치하는 것이 임상현장의 주된 설명이다.
여기에 신속한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2차 뇌손상을 줄이기 위한 후속 치료다.
SAH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은 뇌혈관연축이다. SAH로 인해 치료받은 환자의 사망원인 중 무려 50%를 차지하는 것이 뇌혈관연축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질환의 경우 국소마비, 언어장애, 의식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혈관 연축은 SAH 후 뇌동맥이 수축해 내경이 좁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로 인해 뇌혈류가 감소되면 다양한 신경학적 결손을 유발된다.
뇌혈관연축은 출혈 3~4일째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7~10일 사이에 최고에 이르며 2주 정도 지나면 발생이 감소한다. 치료 목표는 두개내압을 조절하고, 뇌산소 이용을 감소‧뇌혈류량을 증가시켜 허혈성 신경 손상 및 뇌경색 발생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국내에서 동맥류성 SAH 후 나타나는 뇌혈관연축 치료 방법에 한계가 있다는 것.
뇌혈관연축치료의 목표는 허혈성 뇌손상을 최소화하고 뇌압을 감소시키는 한편, 뇌혈류를 증가시키는데 있다. 과거에는 보조적 치료요법으로 Triple H 요법(과다혈량(hypervolemia), 고혈압(hypertension), 혈액희석(hemodilution))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이러한 요법은 최신 진료지침 상에서 권장하고 있지 않다.
뇌혈관경련에서는 그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 예방적으로 혈압을 올린다고 해 뇌혈관연축 발병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것이 임상현장의 중론이다.
실제로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보험이사인 서울대병원 이성호 교수(신경외과)는 "동맥류성 SAH은 1차 치료가 잘 진행 되더라도, 뇌혈관연축 같은 합병증 걱정에 의료진과 환자 가족은 한동안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며 "뇌혈관연축을 예방하는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현재 임상에서는 동맥류성 SAH의 수술 또는 시술 치료 후 뇌혈관 경련으로 인한 허혈성 신경장애를 예방, 치료하기 위해 칼슘통로차단제인 '니모디핀'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해외에서는 동맥류성 SAH 후 뇌혈관연축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약제가 승인돼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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