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약물접합체(ADC)가 여러 고형암서 효과를 나타내며 글로벌 제약사의 전쟁터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MSD가 ADC 시장을 적극 노크하고 나선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도 임상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ADC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결과적으로 개발에 앞장선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ADC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MSD는 다이이찌산쿄와 ADC 기반 항암제 3종에 대해 최대 220억 달러(29조7660억원) 규모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MSD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고형암 신약 후보물질인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HER3-DXd),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DXd), '라루도타턱 데룩스테칸'(R-DXd)을 공동 개발과 상업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제휴 조건에 따라 MSD는 계약 체결 시 선불금으로 40억 달러를 지불한다.
계약 체결 후 1년과 2년 후에 7억5000만 달러씩 두 차례에 걸쳐 15억 달러를 추가로 지불할 예정이다. 이 지불금은 3가지 약물 중 2가지 약물에 대한 것이며 MSD는 두 약물 중 하나에 대한 협력을 거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분할 지불금은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MSD는 또 연구개발 비용과 관련된 10억 달러를 선불로 지불하며 이 금액은 MSD가 두 약품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기로 결정할 경우 비례 배분된 몫으로 환불받을 수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 같은 MSD 움직임을 두고서 회사의 핵심 품목인 키트루다 특허 만료 이후를 준비하는 포석이라고 평가했다.ADC가 차세대 항암제 시장을 이끌 잠재력을 확인한 상황에서 항암제 매출을 책임질 후보로 점찍은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협력 'Dato-Dxd' 성공할까
여기에 ADC 개발을 위해 다이이찌산쿄와 협력한 글로벌 제약사가 있다면 아스트라제네카다.
지난 20일부터 5일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Congress 2023)에서도 양 기업이 공동 개발 중인 ADC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Dxd) 연구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발표였다.
구체적으로 ESMO 2023에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다토포타맙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TROPION-LUNG01 임상3상 연구가 공개됐다.
연구는 이전에 치료받은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토포타맙과 도세탁셀을 1:1 비교했다. 그 결과, 다토포타맙군의 mPFS은 4.4개월, 도세탁셀군은 3.7개월로 나타났다. 확정 ORR은 다토포타맙군이 26.4%로 도세탁셀군이 기록한 12.8% 대비 차이를 보였다.
사실상 마지막 치료인 도세탁셀과 비교해서 효과를 입증했다는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같은 날 유방암에서 효과를 확인하는 TROPION-BREAST01 임상3상에서도 항암화학요법 대비 임상적 효과를 증명했다. 이전에 치료받은 수술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HR+/HER2- 유방암 환자에서 다토포타맙군과 항암화학요법군(에리불린, 비노렐빈, 카페시타빈 혹은 젬시타빈)을 1대 1로 비교한 연구다.임상 결과, 다토포타맙군의 mPFS는 6.9개월을 기록했다. 이는 항암화학요법군 4.9개월 대비 더 길었다.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이이찌산쿄와 협력,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후발주자로 다토포타맙군을 개발 중인 만큼 향후 어떤 활용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다이이찌산쿄가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MSD와 추가 후보물질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 만큼 아스트라제네카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임상현장에서는 이번 ESMO 2023에서 아스텔라스의 ADC 약물인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이 30년 된 요로상피암 1차 치료 패턴의 변화를 이끈 점을 근거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아산병원 박인근 교수(종양내과)는 "사실 파드셉도 오래되지 않은 약물인데 10년도 되지 않은 약물이 30년 된 1차 치료 패턴을 완전히 바꿔냈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ADC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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