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립대병원 외과 교수가 현 사태에 자괴감을 호소하며 공개적으로 사직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특히 정부가 정책적으로 늘리려고 하는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이라는 점에서 씁쓸함이 배가 되고 있다.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교수는 경북대병원 혈관외과 윤우성 교수. 그는 4일 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2천명 의대증원을 밀어부치는 정부의 정책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의 보호막이 돼 주지 못해 부끄럽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의사생활한 지 얼마안 된, 병원에서 누구보다 고생하는 전공의가 짊어지고 있는 답답한 상황에서 제 위치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태에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외과 전공을 하라고도 자신있게 말 못하겠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고 뒤에 숨어서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잘 해결되길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부끄럽다"고 사직 이유를 밝혔다.
윤 교수는 현재의 씁쓸한 의료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대학 본부에서 소위 학자라는 사람들이 해당 학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바라보고 정부정책을 수용하는 모습에 할말을 잃었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정부는 외과가 좋아서 들어온 외과 전공의들이 낙담해 사직한 것을 두고 오히려 협박만 하고 있는 현실도 짚었다.
그는 정부가 그토록 강화하려는 필수과 의료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이 좋은 정책이 아니라는 의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의대증원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윤 교수는 "이미 오래전 번아웃 되고 매일 그만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는데 도와주는 것은 없고 더 힘만 빠지게 한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잊고 지내온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소홀했던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반적인 삶을 살아보려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교수직을 그만두며 제가 전공의시절 아니 그 이전부터 항상 ‘외과는 지금이 바닥이다.’라고 그랬는데 20년 지났는데도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것 같습니다. ‘필수의료’라고 ‘필수과’라고 누가 명명했는지 그리고 정확한 정의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외과가, 이식혈관외과가 필수과라면, 현재 그 현장에 있는 제.가. 그리고 우.리.가. 도움도 안되고, 쓸데없는 정책이라고, 좋은 정책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서로 간의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십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미 다른 여러 곳에서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내용을 반박하는 논거들이 많이 제시되었기에 여기서 그러한 것들을 일일이 나열하며 정책 세부사항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지고 싶은 마음 없습니다. 다만 지금 의료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현재 정부의 자세나 여론을 봐도 쉽게 알 수 있고, 지난 20년 간의 제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대학 본부에서 소위 학자라는 사람들이 본질과 현실파악에 대한 노력은 없고 해당 정책의 결과도 예측할 생각도 없이, 해당 학과의 의견을 무시한채,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바라보고 정부 정책을 수용하며 이것 저것 요구하는 모습은 할말을 잃게 만들어 뭐라고 언급할 수도 없습니다. 2024년 03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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