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대한 의료계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 의대 교육안과 대한의사협회 집단 휴진 대책인 비대면 진료센터 등 모두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정부가 의대 증원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오는 8월까지 대학별 교수 정원을 가배정하고, 내년 대학 학사일정에 맞춰 신규 교수 채용을 완료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겨냥한 지적이다.
특히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전날 40개 의과대학 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의대 정원이 늘어났다고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이는 교육 현장을 모르고 하는 어불성설이며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은 현장 여건을 이유로 의대 증원 시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 특히 기초의학 교수는 현재도 인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065명 중 85%가 교수요원 항목에서 "매우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국립대 전임교원 1000명 충원에 차질이 없다며 근거 없이 방관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시설·인력·재정 투자 없이 의대 정원만 늘어나는 것은, 의학 교육 붕괴로 인한 의대 폐교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의협은 "당장 내년부터 수업은 어디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의문이다. 복도·가건물일지, 소규모 토론 수업은 가능할지, 실습 시험을 감독할 교수 재원은 충분한지 의문"이라며 "카데바 확보는 물론이다. 의료시스템을 살리겠다고 시작한 의대 정원으로 오히려 질이 떨어지는 교육을 받은 의사 양성으로 결국 국민만 피해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의대 증원의 결과는 대한민국 의료의 완전한 사망선고다. 아직까지도 과학적 근거 없는 2000명 증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마냥 착각하고 있는 정부에 조속한 각성을 촉구한다"며 "아울러 실현 불가능한 대책들을 말로써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은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오는 18일 의협 집단휴진 대책으로 비대면 진료센터 가동을 언급한 것 역시 무책임한 편법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정부는 전날 개원의 집단행동 시 공공의료기관 진료 시간을 확대하는 한편, 비대면 진료를 더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센터를 가동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비대면 진료는 시범사업 형태로 시행돼 명백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유선 등으로 단순히 환자 측의 설명에만 의존해 진료가 이뤄진다면 약 처방을 위한 목적으로만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는 대면 진료 원칙과 의료체계를 훼손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다. 이 같은 정부 정책은 스스로 만든 의료공백을 디딤돌 삼아 의료를 산업화하겠다는 속셈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의협은 "그토록 비대면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자신이 있다면 분만·수술·응급환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도 허용하라"며 "정부는 스스로 의료계 투쟁을 촉발하고 비대면 진료센터를 운운하며 국민의 생명을 경시하는 처사를 보이고 있다. 스스로 의료의 질을 저하하는 이런 행태는 결국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접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에서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대면 진료다"라며 "그간 시행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철저한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토대로 제도화 여부를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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