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의료계가 요구한 행정명령 '취소'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처분'의 진행 여부는 미결정이라는 뜻으로,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휴진을 준비하는 의료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2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를 통해 "행정처분을 취소하진 않지만 정부가 처분을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 잘못은 남지만 처분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일 수련병원에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개별 전공의에 대한 진료유지·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은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사직서를 제출했음에도 수리되지 않아 병원에 발이 묶여있던 전공의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 4일 이후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전체의 0.2% 규모에 불과한 상황.
의료계는 전공의가 자유롭게 복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모든 전공의의 행정처분을 취소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행정명령을 취소한다면 효력이 소급 적용돼 이전에 있었던 위반행위도 소멸하지만, 철회하는 경우는 철회시점부터 효력이 생겨 행정명령 위반 행위는 여전히 유효하다.
전공의들은 같은 맥락에서 이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2월 시점으로 수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처명 '취소' 및 사직서 효력 소급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복지부 입장이다.
전병왕 실장은 "일단 복귀 전공의는 수련을 마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 행정처분 또한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며 "미복귀 전공의는 전공의 복귀율과 의료 현장의 비상진료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방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귀한 전공의 또한 행정처분을 취소하지 않고 철회하는데 미복귀 전공의까지 이를 취소해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직서 수리와 관련해서는 "일부 병원들의 요청이 있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복지부뿐 아니라 노동부 등 관련 부처가 함께 결정해야 할 문제인데 현재까지 검토한 바로는 소급수리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행정명령을 어긴 사실은 사라지지 않지만, 이에 대한 처분 집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입장.
전병왕 실장은 "행정처분을 취소하진 않지만 정부가 처분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잘못은 남지만 처분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이렇게 진행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의료계를 향해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거부하고 불법적인 단체행동을 통해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비공식적 라인들을 통해 의료계와 직접 만나 설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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