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바티스의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가 급여권 진입에 속도를 내면서 출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기존 스타틴 위주의 치료제보다는 고콜레스테롤혈증 및 혼합형 이상지질혈증 적응증이 겹치는 암젠 레파타(에볼로쿠맙)와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는 모습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노바티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siRNA 기반 치료제 렉비오(인클리시란) 급여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렉비오는 국내에서 처음 허가 받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siRNA 제제다.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siRNA를 활용, LDL-콜레스테롤(LDL-C)을 높이는 PCSK9 단백질 생성을 억제해 혈액내 LDL-C를 감소시킨다.
지난 6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렉비오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또는 ASCVD와 동등한 위험성이 있거나 이형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eFH)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인 ORION-9 기반이다.
연구 510일 차 시점에 렉비오 투여군의 LDL-C는 위약군 대비 각각 47.9%, 52.3%, 49.9% 감소했다. 세 임상 모두에서 렉비오 투여군과 위약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인이 24% 포함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 ORION-18에서도 연구 330일 차에 렉비오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57.17%의 LDL-C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노바티스는 심평원에 렉비오 급여를 신청하는 한편, 오는 11월 임상현장에 우선 비급여로 출시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국내 임상현장 출시 시 직접적인 경쟁 품목을 꼽는다면 암젠의 PCSK9 억제제 계열 치료제인 레파타다. 국내 의학회 가이드라인 상 스타틴 및 에제티미브 복합제 이후 약제로 PCSK9 억제제 계열 치료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렉비오도 해당 사항에 그대로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레파타는 초고위험군 ASCVD 환자에게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투여 했음에도 LDL-C 수치가 70mg/dL 이상이거나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는 경우에 급여로 사용할 수 있다.
즉 직접적인 경쟁약인 레파타가 급여로 적용 중인 것을 고려해 노바티스도 렉비오의 국내 허가 후 곧장 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2주 1회 또는 월 1회인 레파타와 비교해 1년 2회 투여라는 환자 투약 상의 장점도 분명하지만 국내 임상현장에서 가격 장애물을 해결하지 않은 경쟁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급여로는 연 2회 투여 시 300만원에 가까운 치료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노비티스 입장에서는 렉비오의 빠른 급여 적용이 국내 임상현장 안착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미국과 국내 임상환경을 비교한다면 차이점이 존재한다. 의료기관의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렉비오의 환자 투약 적인 면의 장점은 확실하다"며 "다만, 국내 임상환경은 이와 다르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고, 환자들도 의료진과 자주 상담하며 관리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고위험군 환자들이 주요 렉비오 투여군이 될 것인데, 환자 부담 측면에서 급여 적용이 필수적일 것"이라며 "일단 레파타와 경쟁 국면으로 전개될 것은 확실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최근 공개한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한국 성인 4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5명 중 2명이 이상지질혈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렉비오 투여 대상이 될 수 있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해 남성의 24%, 여성의 31%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또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인식률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10명 중 3명은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있었으며, 치료율 역시 향상됐으나 10명 중 4명은 여전히 지질강하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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