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수차례의 공방에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이목이 쏠렸지만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누구도 경영권의 승기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형제측이 제안해 이사 해임 등이 다뤄지는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이번 임시주주총회가 주목된 이유는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주사의 경영권 향방이 결정 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날 임시주총 결과 3인 연합이 추진한 ▲정관 변경의 건 ▲이사 2인(신동국·임주현) 선임의 건 중 이사회를 1인 확대하는 정관 변경의 건이 부결됐다.
그 결과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은 이사회에 진입했지만 임주현 부회장인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했고 결국 이사회는 5:5 구성으로 마무리되면서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했다.
■ 3월 형제 측 승리에도 경영권 분쟁 지속
이같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추진부터 시작돼 약 1년간 이어지고 있다.
당시 그룹 통합을 추진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과 이에 반대하는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모녀 측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통해 한미약품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입장이었고 형제 측은 그룹 통합이 사실상 매각이라고 반발하며 독자적인 성장을 주장했다.
이처럼 엇갈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한차례 변곡점에서 맞이했다.
당시 형제측은 한미약품그룹의 대주주 중 하나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를 받아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에 그룹 통합은 무산됐고, 형제 측 중 고 임성기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이사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장남인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가는 안을 추진했다.
여기에 당초 송영숙 회장과 공동 대표로 나섰던 임종훈 대표이사는 단독 대표이사로 체제를 변경했고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이 불발되면서 다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졌다.
■ 한미약품 독자경영 추진…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재편 추진
이후 지난 8월 한미약품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 경영을 표명하면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다시 격화됐다.
이는 당초 경영권 분쟁의 한 축이던 모녀 측을 지지하는 주요 계열사가 지주사와의 갈등이 빚으면서 오너 일가의 다툼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 것.
결국 한미사이언스 측은 박재현 대표를 전무로 강등 조치하는 등 강경책을 펼쳤고, 이후 지주사와 계열사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또한 이번에 이어진 경영권 분쟁에서는 당초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던 신동국 회장이 모녀 측을 지지하면서 3인 연합을 구축했다.
이같은 갈등이 지속됨에 따라 3인 연합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 이사회를 확대하고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안을 제안했던 것.
해당 안건이 모두 통과 될 경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모녀 측의 인사가 1인 더 많아짐에 따라 사실상 경영권을 쥘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번 임시주총에서 정관 변경 불발로 이사회는 형제 측과 3인 연합이 5대 5 동률을 이뤘다.
결과적으로 이사회가 동률이 됨에 따라 양측은 서로 경영권을 두고 불편한 동거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양측이 동수를 이룸에 따라 상호간에 견제가 이뤄져 주요 결정에서 계속 부딪힐 수 밖에 없게 된 것.
즉 형제 측이 이사회 결의를 추진할 경우 3인 연합이 반대표를 던져 무산시킬 수 있으며, 그 반대 역시 가능해 진 것.
■무승부로 불편한 동거 시작…남은건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문제는 내달 19일 한미약품그룹의 주력사인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방어에 나섰던 형제 측이 내달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는 안건 통과를 바라는 입장이다.
이는 한미약품의 현 박재현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인 신동국 회장의 해임과 함께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의 이사 선임을 추진하기 때문.
특히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보유함에 따라 그 표가 중요해진 상황. 이에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동률을 이룬 것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이사 선임과 해임은 독자경영에 나서는 한미약품의 향후 방향성이 결정되는 중요한 자리라는 점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3인 연합이 이사회 결의 등을 요구할 경우 의결권 행사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 속,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향후 방향성이 어떻게 정해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이날 임시주총이 마무리 된 이후 이사회에 합류한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는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주주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이사회가 동수로 재편됐는데,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 발전을 이끌고, 오는 12월 19일에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도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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