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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이사가 한강 트라이애슬론 완주한 이유는"

발행날짜: 2025-07-29 05:30:00

이정표 이사 철인3종 도전기 "실천하는 건강이 중요"
고통 아닌 번아웃 회복 "의사, 시민과 만나야"

철인 3종 경기로도 불리는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사이클, 러닝 세 종목을 연달아 소화해야 하는 고강도 스포츠다. 체력은 물론 종목 간 전환을 위한 집중력과 전략이 요구돼, 완주를 위해선 수개월 이상의 훈련이 필요할 정도다.

특히 수영 구간은 실내 수영장이 아닌 야외 개방 수역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수면 공포와 방향 상실, 조류에 대한 적응력이 없으면 시작조차 쉽지 않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경기에 '실천'을 이유로 도전한 의사가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에 직접 참가한 서울특별시의사회 이정표 보험이사를 만나, 도전의 배경과 의미를 들어봤다.

메디칼타임즈는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한 서울특별시의사회 이정표 보험이사를 만나, 도전의 배경과 의미를 들어봤다.

■ 수영 초보가 트라이애슬론 도전한 이유는

이정표 이사는 원래 수영을 잘하고 싶었지만 어릴 때 배울 기회가 없었다고 전했다. 결혼 후 아내와 두 달간 수영을 배우며 자유형과 배영 정도만 익힌 것이 고작이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수영은 초급 수준에 머물렀고, 유속이 빠른 강에서의 수영은 상상한 적도 없었다. 수질이 더럽다는 인식이 있는 한강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랬던 그가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러닝이었다. 학생 시절에는 10km가 가볍게 느껴질 만큼 러닝을 즐겼지만, 의대 졸업 후 격무 속에서 자연스레 운동과 멀어졌다. 하지만 운동이 필요겠다는 아내의 지적을 들은 후 즉흥적으로 마라톤 대회를 신청하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 이사는 "수영은 평형이나 접영을 배우기도 전에 바빠져서 중단했다. 자유형도 상급자처럼 물을 제대로 잡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며 "그래도 휴가 때 수영장에서는 무리 없이 놀 수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 정도 실력으로 만족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가 운동을 한동안 못 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요즘 운동 안 하냐'고 묻는 말에 자극을 받았다. '본과 4학년 땐 러닝 10km도 뛰곤 했는데' 하고 말이다"라며 "그렇게 즉흥적으로 마라톤 대회에 신청해 완주했고, 자연스럽게 더 큰 도전에도 욕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사회가 서울특별시와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를 공동 주최한 것은 좋은 기회였다. 시민 건강을 주제로 한 축제에 의사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그는 단순히 부스 운영에 참여하는 것보다 의사 스스로가 건강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직접 3종 경기에 출전하기로 결심했지만, 이 행사의 인기가 너무 뜨거운 게 문제였다. 수영·사이클·마라톤 모든 종목의 코스가 단숨에 마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연히 취소자가 나오면서 300m 수영, 10km 사이클, 5km 마라톤 종목에 추가 접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뒤늦은 접수로 이 이사가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은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더욱이 여러 학회·의사회 임원 활동으로 인해 실제 연습할 시간은 하루뿐이었다. 수영 훈련을 위해 서울 시내 수영장을 알아봤지만, 대부분이 문을 닫았거나 이용이 어려운 상황인 것도 난관이었다.

이정표 이사는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에서 300m 수영, 10km 사이클, 5km 마라톤 종목에 참가했다.

이 이사는 "연습 시간이 하루밖에 없어서 굉장히 초조했다. 금요일이 대회였는데 그 전 주말 하루가 유일한 시간이었고, 그날 수영 연습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처음엔 25m짜리 일반 수영장을 찾아봤지만, 서울에선 당장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러닝머신처럼 물살이 나오는 수영 연습 시설을 발견해 바로 예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곳에서 1시간 동안 연습하면서 100m씩 쉬기를 반복하며 300m를 채웠다. 처음엔 오랜만에 수영이라 호흡도 불안하고 계속 첨벙거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감이 조금씩 돌아왔다"며 "한강 수영은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그날 연습을 마치고 나니 '이 정도면 어떻게든 완주는 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 쉽지 않았던 한강 수영 "완주 성취감 엄청나"

이런 확신은 대회 당일 혼란과 공포로 바뀌었다. 실제로 한강에서 수영한 경험이 없었던 탓이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환경과 차가운 물, 깊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긴장이 심했다고.

이 이사는 수영을 시작했을 때 시야가 흐리고 거리 감각이 없어 방향을 잃기도 했다고 말했다. 긴장한 탓에 예상보다 빠르게 숨이 찼고, 결국 중간에 레일을 붙잡고 멈춰보니 겨우 절반밖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더욱이 이 이사는 가장 자신 없었던 수영을 첫 종목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물속에서의 방향 상실과 거리 오판, 체력 소진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이 이사는 "한강에 들어가 본 적도 없는데, 그곳에서 수영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 실내 수영장과 달리 바닥이 보이지 않고, 깊은 물에서 수영해야 한다는 사실도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며 "5월 말이라 수온도 차가울 것 같았고, 한강물은 더럽다는 편견도 있어 더 긴장됐다. 무엇보다 중간에 지쳐도 쉴 곳이 없다는 점이 가장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막상 물에 들어가 보니 앞이 보이지 않고 방향 감각이 없어 당황스러웠다. 긴장한 채 무리를 해서 수영하다 보니 숨이 차올랐고, 중간에 레일을 붙잡고 나서야 겨우 절반밖에 오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수평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론 옆으로 가고 있었고 완주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페이스를 조절하며 계속 나아갔고 결국 수영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체력이 많이 소진됐지만, 그다음 종목인 자전거와 러닝은 익숙한 운동이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마칠 수 있었다고.

이정표 이사는 이번 도전의 의의로 시민 앞에서 의사가 실천하는 모습을 강조했다.

■ "의사와 시민이 만날 기회 더 많아졌으면"

그는 완주 이후 만족감과 성취감으로 더 높은 목표에 대한 동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이사는 다음 대회에도 참가해 1km 한강 수영 코스를 완주하겠다고 결심했다. 이를 위해 올겨울부터 체계적으로 수영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이번 도전의 의의로 시민 앞에서 의사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의사가 건강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시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정치인은 행동을 믿고, 의사는 말만 믿어라'라는 말이 있다. 의사들이 환자에게 운동하라, 건강 관리하라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이번 도전을 통해 시민들 앞에서 '의사도 직접 실천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 주최 단체인 서울시의사회 임원 중에 3종 경기를 완주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도전을 계속해서, 의사도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 있다는 신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이번 행사처럼 시민과 의사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입장에선 진료받는 것 외엔 평소 의사와의 접점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제 현장에서 의사를 자연스럽게 만나 건강 상담이나 체험 활동을 함께할 수 있다면, 의사에 대한 신뢰도와 친근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참가자 명단엔 의사가 많았는데 실제론 저 혼자여서 좀 아쉬웠다. 사실 시민들이 평소에 의사를 만나는 경우는 병원에서 진료받을 때밖에 없다"며 "그런데 이런 축제나 행사에서 의사들이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면, 훨씬 더 친근하고 편한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이런 행사에 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해 시민들이 건강 관련 상담도 받아보고, 체험도 해보는 식으로 접점이 넓어지면 좋겠다"며 "그러면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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