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와우 이식이 환자의 주관적인 성격이나 일시적인 기분 변화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전향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동안 자가 보고형 설문 응답이 환자의 정서 상태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와우의 독립적인 치료 효능을 수치로 증명, 기기 보급 확대의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새미 Y.가오 등 연구진이 진행한 인공와우 사용자의 삶의 질에 대한 영향 및 보고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Otolaryngol Head Neck Surgery에 8일 게재됐다(doi: 10.1001/jamaoto.2025.4850).
최근 성인 인공와우 이식 후 예후 평가에서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만족도를 측정하는 '인공와우 삶의 질(CIQOL)' 도구의 활용이 늘고 있지만 일부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평소 낙천성이나 우울함 같은 심리적 기질이 응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해 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심리적 정서(Affect)가 삶의 질 평가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수로 작용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팀은 3차 의료기관을 내원한 성인 인공와우 후보자 60명을 모집해 이식 전부터 이식 후 12개월까지 총 4단계에 걸쳐 정밀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최종 분석에 포함된 45명(중앙값 67.0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식 1년 후 CIQOL-35의 모든 영역에서 유의미한 점수 상승이 확인됐다.
외부 환경에서의 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환경(Environment)' 도메인은 중앙값이 31.2점에서 59.0점으로 무려 27.8점이나 급상승했다(Cohen d=1.25). 소리를 듣기 위해 쏟는 피로도를 의미하는 '청취 노력' 영역 또한 20.6점에서 38.3점으로 크게 개선됐다.
환자들의 심리 상태 변화도 뚜렷했다. 긍정적 정서(PANAS) 점수는 중앙값 35.0점에서 37.0점으로 증가했고, 불안이나 분노 등 부정적 정서는 19.0점에서 14.0점으로 5점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정서 점수와 상관관계 낮다는 점은 기기 보급 확대의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긍정적 기질이 삶의 질 응답을 실제보다 높게 만들었을 가능성을 검증했다.
다변량 회귀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긍정 정서가 1점 높아질 때 삶의 질 점수는 약 1.4점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환자들이 실제 경험한 삶의 질 점수의 중앙값은 이식 후 최대 27.8점이 상승, 환자의 기분이 삶의 질 점수와 통계적인 연관성을 보이긴 했으나 그 영향력(회귀 계수)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삶의 질을 끌어올린 주된 동력이 환자의 개인적 성격이나 기분이 아니라, 인공와우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된 '기능적 회복' 그 자체임을 시사한다. 즉, 정서적 요인이 점수에 일부 반영되더라도 인공와우가 주는 실질적인 이득이 이를 압도할 만큼 크다는 것.
연구팀은 "인공와우 이식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환자의 정서는 삶의 질 점수 중 사회적 및 정서적 영역과 특히 관련이 있었다"며 "그러나 낮은 회귀 계수로 인해 정서의 변화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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