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라는 고질적인 난제를 풀기 위해 전국 단위의 획일적 가이드라인 대신 지역 현장의 특수성을 우선시하는 행보에 나섰다.
지난 1일 전남·광주·전북 지역에서 시작된 시범사업을 향후 3개월간 집중 모니터링하면서 현장 지침을 보완한 뒤, 이를 바탕으로 현재 6개 권역으로 나뉜 전국 광역 응급의료 체계를 모두 세팅한다는 방침이다.
중앙의 일률적인 지침에서 벗어나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지난 3월 1일부터 전남, 광주, 전북 등 호남권을 중심으로 '응급환자 이송 체계 혁신 시범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원칙 대신 지역별 지침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이다. 의료 자원과 병원 분포가 지역마다 상이하다는 점을 고려해, 각 지자체 상황에 최적화된 이송 지침을 별도로 수립했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고 환자를 최종 수용할 병원이 한정적인 전남 지역의 경우, 권역센터 등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더욱 정교화했다.
이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Pre-KTAS(병원 전 중증도 분류)' 체계가 엄격히 적용된다. 이를 통해 ▲1~2등급(중증 환자)은 대형 병원 및 권역센터로, ▲3~5등급(경증 환자)은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 분산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핵심 동력은 실시간 정보 공유다. 소방청 구급대와 응급실,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동일한 지침 아래 환자 상태와 병원 수용 가능 여부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최적의 이송지를 결정하게 된다.
정부는 향후 3개월간의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지침의 작동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구급대원과 응급실 간의 소통이 원활한지, 실제로 환자들이 적절히 분산되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본 뒤, 현장의 반발이나 보완 사항이 발견될 경우 즉각 지침을 수정·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공공보건정책관은 "전남권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6개로 나뉜 전국 광역 응급의료 체계를 모두 세팅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 의료진들은 이번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역별로 응급의료 인프라의 밀도와 배후 진료 수용 능력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중앙의 일관된 가이드라인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역별 의료 자원 현황을 반영해 이송 지침의 유연성을 확보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3개월이라는 짧은 시범 운영 기간 내에 현장 인력들이 복잡한 지침을 완벽히 숙지하고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며 "현장 대원들과 의료진 간의 충분한 교육과 설득 과정, 꾸준한 소통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