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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치료 의료를 꿈꾼다”

정인옥
발행날짜: 2005-04-08 06:49:04

중앙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중앙대 비뇨기과 의국원
요즘처럼 봄볕 좋은 날. 환자의 희망을 찾는 의사들은 오늘도 병실에서 하늘 한번 쳐다볼 새 없이 환자의 빼곡한 차트를 뒤적이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흑석동과 용산을 오가는 차 속에서 잠시나마 시간을 쪼개 봄을 느낀다는 중앙대 비뇨기과를 만났다.

레지던트 9명으로 운영되는 비뇨기과 의국은 3년차 이신영 전공의를 빼고 모두 남자였다.

이에 비뇨기과 의국원들은 홍일점 그녀의 1년차를 이렇게 기억한다.
“금녀의 구역이라는 과특성을 깨고 인턴부터 시작한 그녀는 당당하고 뭐든지 열심히 했습니다. 비뇨기과 의국에 여성이 들어온다고 하여 퇴국한 선배들부터 교수님까지 관심이 많았죠”

그러나 의국내 잔잔한 관심(?)을 몰고 온 그녀는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도 용산 병원과 흑석동 병원을 오가며 환자를 보는 것에만 관심을 쏟고 있었다.
의국원들 중 내심 홍일점의 결혼을 아쉬운 하는 전공의도 있는 눈치다.


프리라운딩 준비하는 의국원
이렇게 웃음과 여유 그리고 규율을 지키는 의국의 모습은 서로를 배려하는 동료애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곽경원 치프는 “퇴국한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면 예전에 1년·2년차는 의국에 들어오지도 못했었다”면서 “지금은 의국에 장미꽃이 있을 정도로 화사한 분위기예요”라고 말했다.

흑석동병원의 개원과 더불어 최근 1년차들이 들어와 아직은 어수선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가운데 의국의 시계 바늘은 오늘도 돌고 있었다.

1년차는 병동관리와 당직 그리고 비뇨기과의 자체검사를, 2년차부터는 외래환자와 수술 어시스트, 테크닉을 필요로 한 요연검사를 담당한다.

또한 3년차는 흑석동병원과 용산병원을 오가며 외래와 수술을 하고 있으며 4년차는 수술과 외래, 병동, 검사 등을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의국 생활에 적응을 못해 간혹 도망가는 레지던트도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의국 생활 자체보다는 개인 사정에 의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갓 들어온 1년차 김정훈 전공의는 “사실 레지던트 생활이 쉽지만은 않지만 간혹 새벽 3시 정도 수술방에 들어가 드레싱을 하고 나올 때 환자보호자가 요구르트를 건네는 손길에 힘이 난다” 면서 “이런 일에 보람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한다”고 전했다.


봄맞이 학술대회 준비
김세철 의료원장을 포함 4명의 교수들이 이들을 지도한다.

의국원들은 “교수님들의 전문분야가 있어 시야를 넓힐 수 있어 좋다”면서 각 분야를 설명해 줬다.

김세철 원장의 경우 남성과학과 발기부전, 남성노화에 관해, 김경도 교수는 소아비뇨기과, 소아비뇨생식기. 선천적 기아를, 문영태 교수는 요로결석, 내비뇨기과를, 명순철 교수는 여성비뇨기과에 대한 분야를 맡고 있어 의국원들의 진료 선택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들 교수를 도와 ‘비뇨기과 춘계학술 대회’도 준비 중이었다.

곽경원 치프는 관련 자료를 정리하면서 학술대회 일정을 체크하며 말했다.
“빡빡한 일정속의 학회 연수에 손이 많이 가지만 그래도 잘 정리해 둬야 어떤 상황에서든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게 춘계학회는 초록 발표가 없어 수월한 편이죠”

의사는 찍찍이 카세트?
자기 역할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의국원들의 긍정적인 모습이 그들의 일상을 단면적으로 표현해 주는 듯 했다.

그러나 의국원들도 사람이라 환자들이 안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의국원들은 평소 회진을 돌기전 프리라운딩을 하며 환자의 질문에 답해주지만 담당 교수와 회진을 돌때 환자들은 이를 재확인코자 동일한 내용을 질문할 때 한편으로는 교수로부터 환자관심도가 낮다는 오해의 소리를 듣는다”

아울러 “수술 전 보호자에게 부작용과 향후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수술동의서를 받을 때에는 다른 보호자가 와서 다시 설명해줄 것을 요구할 때 필요에 따라 반복되는 찍찍이 카세트와 같은 느낌을 받아 황당하다” 고 곽경원 치프는 밝혔다.


#i4#사고치지 않는 의사 되고 싶어요
일을 하다보면 쉽고 좋은 일만은 할 수 없을 거라며 미소 짓는 곽경원 치프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4년차를 보내고 있다.

1년차부터 잠에 쫓기는 일반과 레지던트와 차이가 없는 생활을 하면서도 미래의 전문의 모습을 상상했다고 한다.

“사고치지 않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이는 위중한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개원가에서 이를 진단하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긍긍한 환자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깝다”면서 “교과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곽경원 치프만이 아닌 의사들의 공통적인 바람이 아닌가 한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는 것처럼 그들도 일상속에서 더 많이 배우기 위한 조용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의국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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