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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표기방법문제"...전문병원 '빨간불'

박진규
발행날짜: 2005-06-23 07:17:01

복지부에 건의, '대장항문' '척추질환'식 표기 안돼

전문병원 시범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의사협회가 시범기관의 진료과별로 세부전문과목 표기를 허용하는데 문제를 제기하며 개선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내달부터 시행되는 전문병원 시범사업에서 시범기관이 진료과별 표기에서 괄호안에 세부전문과목을 명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진료과목별 시범기관에서 '외과(대장항문)' '신경외과(척추질환)' '안과(백내장)'식으로 표기하는 것은 해당병원의 광고효과만 높여줄 뿐 국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세부과목 표기라고 해봐야 그 과목의 전문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면 보편적으로 시술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런식의 표기는 국민들에게 혜택을 준다기 보다 해당병원의 광고효과만 높여주는 등 효율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진료과별로 의원급에서 다룰수 없는 질병을 3차병원 수준의 전문적인 진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제도 도입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그간 전문병원 시범사업 논의에서 특정질환과 과목 표기문제는 상호 협의한 양식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 왔다. 또 전문병원 제도가 의원의 존립기반을 무너뜨릴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실제 의협의 강력한 반대에 따라 내과는 시범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의협이 세부전문과목 표기에 반대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시범사업 참여 희망 기관에서는 그렇다면 시범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유일한 인센티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 관계자는 "전문병원 제도가 자칫 의원과 병원간, 병원과 병원간 갈등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며 "개원가와의 마찰을 빚는 일을 최소화 하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의협의 건의에 대해 논의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병원 시범사업은 외과·소아과·산부인과·신경외과·정형외과·안과 등 6개 특정 진료과목과, 심장질환·화상질환·알코올질환·뇌혈관질환 등 4개 특정질환을 대상으로 내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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