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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특권론 부당"...도매금 냉가슴

안창욱
발행날짜: 2005-07-07 12:00:05

교수·관리자 대상 입장 표명, 여권 본교 전면전 불똥 우려

서울대병원이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이 수세 탈출을 암중 모색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서울대의 2008년도 입시안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강력 대응을 선언하면서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임정기 부원장은 6일 병원내 계장급 이상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이 발의한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이 대단한 특권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통상 정부 지원금은 다른 국립대병원과 비교하면 전체에서 중간 순위에 불과하고, 올해 인건비와 시설 개보수비 등을 포함해 정부 지원금은 140억원이 고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정부 지원금이 400억원을 넘은 것 역시 정부가 특혜를 준 게 아니라 분당서울대병원 건립비가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병원 관계자는 “의약분업 사태와 저수가 등으로 현재 1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독립채산제여서 자체 수입으로 매년 해소하고 있다”면서 “왜 우리 병원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이날 설명회에서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에 반대하며, 현재 차관급인 병원장을 다른 국립대병원장과 같이 국장급으로 하향조정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SCI 등재 논문 면에서 타 국립대병원에 비해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고, 앞으로 임상시험에도 참여하는 등 공로를 인정할 것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잘 하고 있는 병원을 왜 자꾸 깎아내리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대병원은 이에 앞서 5일에는 15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비상대책반을 구성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에 걸쳐 서울대병원이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안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앞으로 법안의 부당성을 여론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이 특권 시비에 대해 정면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지만 대외적 여건이 그리 좋지 않다.

서울대병원은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이날 서울대의 2008년도 입시안을 본고사 부활 의도로 규정하고 총력저지에 나서기로 결의한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서울대가 정부 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는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이나 국립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 등에 대한 서울의대의 부정적 태도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안 처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병원 관계자는 “가뜩이나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왜 자꾸 정부와 충돌하는 모양새가 되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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