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2일 호남 고속철(KTX) 착공계획을 발표하자 광주지역 대학병원들이 환자수 감소를 우려하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들 병원들은 과거 경부고속철이 개통되자 대구·경북지역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것을 주목하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까지 1시간... 환자 이탈 피하기 힘들어
정부는 경부고속철에 이어 오송, 익산, 광주, 목포를 경유하는 호남고속철을 2017년까지 완공하겠다고 22일 발표했다.
호남고속철이 완공되면 광주까지는 1시간 남짓, 목포까지는 1시간 3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광주·전남지역 환자들의 수도권으로의 이탈은 피할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광주지역에 위치한 조선대, 전남대병원 등은 직접적 영향을 벗어나긴 힘들다는 의견이다. 1시간 남짓한 시간에 서울에 위치한 대형병원에 당도할수 있다는 것은 환자들에게 크나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
실례로 지난해 개통한 경부고속철로 인해 대구·경북지역 대학병원들은 환자수 감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대학병원들은 구체적 통계를 제시하기를 극도로 꺼려하고 있지만 환자수 감소에 대해서는 부인할수 없다는 입장에 동의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한 상황이다.
이 지역 대학병원들은 첨단 의료장비 도입과 병동 리모델링에 힘쓰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경북대 등 5개병원이 모여 보건산업진흥원에 '대구·경북지역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의뢰하고, 병원 원장 및 기획실장들이 모여 지역 대학병원간 협력방안 및 경쟁력 제고방안을 수차례 논의하는 등 생존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준비기간·경쟁력 충분... 경쟁해볼만 할 것"
광주지역 대학병원들 역시 불안감을 느끼고 있긴 마찬가지다. 다만 KTX가 10여년 후에 개통되기 때문에 대책마련할 시간이 충분하고 서울 못지 않게 경쟁력을 갖고 있어 착실히 준비한다면 심각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전남대병원과 경쟁하기도 벅찬데 서울 대형병원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앉아서 당할수는 없는 만큼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과거에도 광주공항을 이용하면 서울까지 1시간 내에 도착할수 있었지만 전남지역 환자가 서울로 가는 예는 드물었다"며 "그것은 지방병원들도 어느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전남대병원은 해볼만 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전남대병원측은 "서울 대형병원들이 최첨단 시설과 우수한 의료진을 갖춘 것은 사실이니만큼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 않겠냐"면서도 "하지만 전남대병원도 최근 첨단 시설을 확충하고 있고 우수한 교수진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서울 대형병원들과 경쟁할만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화순전남병원 개원으로 암 치료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고, 꾸준히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서울로 환자를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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