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법으로 새생명을 얻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부부가 서로 간을 교환하여 새생명을 얻게 되어서인지 마치 친형제처럼 정이 느껴지고,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습니다.”
간경화로 투병 중이던 두 남성이 상대 배우자의 간을 기증받아 새생명을 얻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덕상(51)-이명옥(46)씨 부부와 정연익(41)-박영미(41)씨 부부.
간경화를 앓고 있는 이덕상씨와 정연익씨는 각각 1998년, 1999년부터 간경화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오다 상태가 악화돼 의료진으로부터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국립장기이식센터에 간 이식자로 등록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간 기증자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고, 고심끝에 2005년 말 생체 간이식까지 고려해봤지만 가족 중에 맞는 혈액형이 없어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희망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덕상씨와 정연익씨의 혈액형이 각각 B형과 A형으로, 각각 상대방 부인의 혈액형과 같다는 것을 발견한 의료진이 기지를 발휘한 것.
이들의 진료를 맡았던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사정이 비슷한 이들 부부에 간 교환 이식을 제안했고, '동병상련'의 두 부부는 이를 흔괘히 수락했다.
이명옥씨는 “간을 서로 교환하여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며 "두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간을 기증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1월25일 박영미씨가 먼저 이덕상씨에게 간을 기증했고, 이어 이달 8일에는 정연익씨가 이명옥씨로부터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받아 현재 회복 중이다.
이들의 간 이식수술을 집도한 아주대병원 왕희정(외과) 교수는 "생체 간이식은 현재 성공률이 95%에 이르고 있고, 장기공여자와 수혜자 간에 혈액형만 맞으면 가족이든 타인이든 이식이 가능하다”며 "두 부부의 사례가 향후 가족내에 혈액형이 맞지 않아 고심을 하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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