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또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를 중대한 범죄 등 건강보험 급여지급에 제한을 두는 규정들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27일 건보공단 대강당에서 '건강보험 급여제한제도 개선방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공단의 연구용역 수행결과를 발표했다.
양승욱 변호사, 김진욱 교수 등 연구용역을 수행한 발표자들은 "현재의 급여제한제도는 수급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이를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단에 보험급여 범위에 관한 재량 부여해야"
'고의·중대한 범죄 및 고의행위로 인한 급여제한의 개선 방향'를 발표한 양승욱 변호사는 "공단에 보험급여 제한여부, 보험급여 범위에 관한 재량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입법개선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1999년 국민건강보험법이 개정되면서 경과실의 경우 급여제한을 해제시켰지만, 현실적으로 경과실과 중과실에 의한 사고를 구분하는 일이 쉬운일이 아닌데다, 공단의 사실 조사권이 보장되지 않아 제한여부 판단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양 변호사에 따르면 급여제한에 대한 판단기준이 명확치 않다보니 공단과 법원이 중대한 과실 인정을 제한적으로 해 보험급여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며, 반대로 법률해석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측면에서 보험급여가 제공되는 것이 적절한 경우도 존재하게 된다는 것.
아울러 양 변호사는 자살 등 고의적 사고행위와 관련된 급여제한에 대해서는 "자살의 경우 원천적 급여제한이 이루어지고 있어, 보호자 등이 보험급여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행위 발생자체를 은폐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며 "행위의 은폐 및 왜곡을 막고, 성실하게 고지하는 환자측과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살에 대한 급여제한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타 사회보험 공백, 건강보험 포괄적용으로 메워야"
'사회보험간 급여제한 개선 방안'을 발표한 목원대 김진욱 교수는 "산재보험이나 특수직역연금이 요양 또는 재요양을 인정하지 않고 건강보험은 업무상·공무상 재해로 인한 질병·부상이 원인이라는 이유로 급여제한을 하지 않아, 사회보험간 요양급여에 대한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사회보험간의 결산협의체를 구성해 피재근로자의 부담이나 불편을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보험간 결산협의체란, 우선 급여를 보장해주고, 소용재정을 보험자끼리 결산토록 하는 방법.
김 교수는 "일단 특별법 성격을 갖는 산재보험이나 특수직역연금의 요양급여를 우선 적용하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되, 다른 사회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요양비용에 대해서는 일반법 성격의 건강보험을 포괄적으로 우선 적용하고, 추후 소요재정을 관련 보험자끼리 결산토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좀 더 근본적인 대안으로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면, 산재보험료를 의료비에 소요되는 요양부문과 상병기간 또는 장해에 대한 보상부문으로 분리·징수하여, 요양부부은 공단이 흡수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로 인한 소득의 중단과 장해로 인한 보상업무만을 존속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천적 급여제한 문제, 급여제한 규정 재정비 필요"
또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김창보 사무국장은 "사고의 위법성 및 사회적 비난성의 경중에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보험급여를 전부 제한하는 것은 사회적 정의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급여제한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위법성 및 사회적 비난성의 경중에 따라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논란이 되고 있는 기왕증 급여적용에 대해서는 "기왕증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을 개인이 판단하고, 대처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바 급여적용 여부가 불확실할 경우 일차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적절한 행정적·법적 절차를 거쳐 공단이 관련 당사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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