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주점 및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3년간 3억여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일부 직원은 간이영수증 허위작성, 영수증 이중사용 등의 방법으로 교육훈련비 800만원을 횡령,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4월 복지부가 실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감사'에서 드러난 것. 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자료에 따르면 공단 본부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업무추진비 등의 예산으로 법인카드 총 21억 1600만원을 사용하면서, 이 가운데 3억2300만원을 공공기관의 법인카드로는 사용할 수 없는 주점 및 노래방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해야 할 호텔 등에서도 2억3200만원을 쓰는 등 전체 법인카드 사용액의 26.3%에 달하는 총 5억55만원을 예산 관련지침에 어긋나게 부적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유관기관 인사 및 경조사 비용 등도 공단 예산지침에 위배해 초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 예산지침에 기관운영활동비로서 축의금은 5~10만원, 조의금은 5만원으로, 공단 윤리강령에는 임직원은 5만원을 초과하는 경조금품 등을 주거나 받아서는 안되록 규정되어 있으나, 공단이 이들 지침 및 규정을 위반해 건당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60만원까지 사용했다는 것.

복지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공단은 동 기간 총 174건, 2865만원을 지출하면서 건당 10~60만원, 건당 평균 1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업무추진비의 방만한 집행을 방지하기 위해 총 업무비의 20% 수준을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 시행하라"고 개선을 요구했으며, 유흥업소 등에서의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서는 "2003년~2005년 기관카드 사용내역을 공단 자체 감사실에서 조사해 고급주점 등에서 부당하게 사용한 직원들에 대해 문책조치하라"고 통보했다.

간이영수증 허위작성 등 교육훈련비 800만원 횡령..유흥비로 사용

또 감사결과, 교육훈련비 예산에 대한 위법·부당 집행 및 횡령 사실도 포착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교육훈련부에 편성된 일상경비 집행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노조협의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총 800만원을 횡령했다는 것.

이들은 물품을 실제로 구입하지 않거나, 적게 구입하고서도 간이 영수증을 허위작성, 영수증을 이중사용하는 방법으로 총 800만원을 횡령한 뒤 400만원은 경비조로 전달하고, 나머지 400만원은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감사보고서에서 "횡령관련자로부터 횡령금액 800만원을 회수해 세입조치하고 관련자 4인에 대해서는 징계조치를 취하도록 하라"고 요구했으며, 특히 핵심관련자 A씨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등 법적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아울러 2003년~2004년 일상경비 집행분 중 간이영수증으로 정산된 금액에 대한 사실여부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횡령사실 확인시 고발조치할 것을 통보했다.

회의비 예산 12월에 몰아쓰기, 호텔임차료 과도 지출 등 방만한 운영

이 밖에도 복지부는 공단의 회의비 예산 가운데 2004년도에 20%, 2005년도에 28%가 12월에 몰아서 집행되는 등 비효율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회의비 등 예산은 낭비적 지출이 없도록 각 분기별로 사용내역을 수립, 운영하고 예산불용이 예상될 경우 집행을 유보해 예산을 절감하거나, 익년도 예산편성에 반영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위배했다는 것.

또한 2004~2005년 회의비 집행액 총 32억여원의 대부분(약 75%)가 식대 및 임차료 등으로 부적정하게 집행되는 등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복지부는 감사보고서에서 "본부 또는 지역본부 회의실을 이용하여도 무방한 업무상 회의를 외부 호텔이나 콘도에서 진행해 임차료 3500만원, 여비 1000만원을 집행했으며 특히 2005년도 이사장이 6개 지역본부를 간부회의를 개최하면서 지역본부 회의실이 아닌 호텔을 이용 920만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등 예산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