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설 외국병원의 성공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부산의대 윤태호 교수(예방의학과)는 17일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열린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영리병원이 지역의료에 미칠 영향과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윤 교수는 환자 유치,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 의료인력 조달의 측면에서 부산 외국병원의 성공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내 상주 외국인이 경질환일 경우 의원급을 이용할 것이며, 중증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상주 외국인들의 절대적 수가 적어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내국인이 병원을 이용할 경우 부산, 경남지역의 고소득층이 될 것이지만 이들인 서울의 유명대학병원에 비해서도 서너배나 비싼 의료비를 지출하면서 외국병원 이용할 가능성은 낮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 환자들의 경우에도 각각 자국이나 인근 국가의 의료시설이 잘 돼 있어 부산을 굳이 방문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 역시 국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과 별반 차이가 없을 거라는 것이 윤 교수의 판단이다. 이미 질적 수준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뒤처지지 않으며 최신 의료장비 역시 기존병원들이 잘 확보하고 있기 때문.
윤 교수는 "미국에서 이름 있는 병원이 통째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이전하지 않는 한 제공되는 의료의 질적 수준간 차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내국인 진료를 1차 목료로 생각할때 우리나라에서 흔한 위암 등의 수술은 외국보다 우리의 수준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국병원이 들어서더라도 국내 의료진의 고용이 필요한데, 부산내 대형병원들의 연이은 추가병상 확장 등을 고려할 때 경쟁력있는 유망한 의사를 모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윤 교수는 분석했다.
윤 교수는 "이름난 외국병원을 유치하는 것보다 실제 경제자유구역내에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중증환자들은 지역 대학병원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면서 "경제자유구역 인근에 특수법인 형태의 공공병원 설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국내 연구용역을 통해 100병상 규모의 암병원의 유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다시 2차 연구용역을 맡겨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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