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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석좌교수, 실속없이 이름만 번지르르

이창진
발행날짜: 2007-03-06 07:42:10

미국, 연령별 계약제 '전환'...고령교수 경쟁력 활용

한국과 미국 교수사회의 환경적 차이가 크다. 서울의대(사진 위쪽)와 중앙의대(아래쪽) 퇴임식.
[기획] 홀대받는 정년퇴임 의대교수들

---------<게재 순서>----------
①교수사회 권위주의 버리자
②선진국 교수제도에서 배우자
③젊은 교수진 미래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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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병원에는 정년의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 됐습니다. 진료를 위한 출·퇴근부터 연구실 자료정리까지 대학병원의 사각시대로 알려진 분야에 자신을 던지는 고령의 교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 대학병원 중견 교수는 한국 의료계가 직면한 교수정년제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부에서만 찾을게 아니라 선진국의 의료시스템을 유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려진 대로, 미국은 교수사회의 ‘정년’이란 용어가 무의해진 상태로 예를 들어, 65세가 정년일 경우 60세쯤 병원이나 대학과 자신의 근속연수를 연장하고 급여를 낮추는 계약을 체결하는 시스템을 시행한지 오래됐다.

한 가지 눈여겨볼 대목은, 미국 유수 대학병원의 경쟁력은 한국과 같은 진료위주의 시스템이 아닌 한 병원에 수 천 명의 교수진이 계약을 체결하고 진료와 연구, 교육 등에 매진하면서 자신의 업적에 따라 타 대학병원으로 ‘스카우트’ 되거나 ‘방출’되는 엄격한 성과급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대학병원계 최강자인 서울대병원(분당, 보라매, 강남센터 포함)의 교수진은 몇 년 사이 급증해 500명(겸직, 기금, 임상교수)을 상회하고 있으나 이 수치는 미국 하버드 대학병원(1500병상)의 교수진 9000명과 UCLA 병원 3000명, 뉴욕대학병원 1500명 등과 비교할 때 질적, 양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진, 서울대병원 ‘18배’ 차이

미국 병원계의 이같은 맨 파워에는 젊고 유능한 교수들의 경쟁력이 주도하고 있으나 이면에는 고령의 교수들이 보이지 않은 곳에서 뒷받침을 하는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학생강의부터 진료, 연구자료 정리 등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한 분야에 매진해 교수사회의 윤활류 역할로 해당병원의 경쟁력을 상승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박사과정이나 박사후 과정을 밟고 온 한국 교수들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미국의 정년폐지에 이어 일본도 최근 일부 대학병원에서 60세인 현 정년을 조금씩 연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여기에는 현 교수진과 정년을 앞둔 교수진 사이의 발전적인 합의와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며 변화하는 교수사회의 세계적 흐름이 지닌 의미를 강조했다.

문제는 미국 교수사회가 지닌 풍토나 환경은 한국 교수사회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모교병원이나 타 대학병원에 취업하면 3~5년마다 병원을 돌아가며 계약을 맺고 근무하는 순환제가 정착돼 한국처럼 ‘순혈’이나 ‘전통’ 보다는 성과와 업적을 중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교수사회에 만연한 대학병원별 ‘족보’나 ‘권위’가 아닌 젊은 교수부터 노년의 교수까지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실용주의가 지배하고 있어 정년을 떠나 교수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다.

국내 의과대학과 대학병원도 정년교수제에 대한 고민을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정교수의 임기보장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교수사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합의도출의 어려움으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 상태이다.

지난해에는 정년을 앞둔 몇 몇 임상교수들이 공무원 신분인 ‘겸직 교수’를 버리고 계약직인 ‘기금교수’나 ‘임상교수’로 전환해 후배들에게 교수직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동료교수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사회, '명예퇴직=불명예' 오인


여기에는 정년에 앞두고 명예 퇴임하는 것을 두고 ‘개인적 과오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식의 ‘불명예 제대’(?)로 간주하는 교수사회의 삐뚤어진 시각이 자리 잡고 있어, 업적이나 기여도가 없더라도 교수직을 지킬 수밖에 없는 고령층의 심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5년전 서울의대를 정년퇴임 한 조두영 명예교수(70, 조두영신경정신과의원 원장)는 “과거 퇴직을 앞두고 동료 교수들이 ‘지금 나갈 수 있느냐’는 문제를 서로 고민한 바 있다”고 회상하고 “제2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과감하게 자신을 던지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결심도 중요하지만 모든 동료 교수들이 다 같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법적으로 명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교수들의 명예퇴직을 정당화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제언했다.

정년퇴임 후 대학병원장이나 석좌교수로 맹활약 중인 교수들도 급변하는 정년교수의 의료환경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취재요청에 부담감을 느끼며 심정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이다.

모 대학병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년퇴임 교수는 “정년 교수들의 취업환경이 예전같이 않다는 것은 대다수 교수들이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병원장이나 석좌교수 등 겉으로는 그럴싸한 타이틀을 지니고 있어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년제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음을 양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결국, 정년교수제의 발전적인 대책마련을 위해서는 한국 교수사회에 길들여진 권위주의에 대한 철폐와 더불어 신규 스탭부터 중·장년 교수층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과감한 제도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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