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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 의무기록 대법원 판결 비판

이창진
발행날짜: 2007-03-19 06:42:23

박경춘 검사, 의료법 21조 '허위작성' 재해석...형사처벌 주장

의무기록 허위작성시 형사처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현직 부장검사의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전주지방검찰청 박경춘 부장검사(사진, 정읍지청장)는 17일 성균관대 법대에서 열린 대한의료법학회(회장 이윤성) 춘계학회에서 “면허자격정지로 판결한 진료기록부(현 의무기록) 허위작성의 대법원 판례는 의료법에 대한 법적의미 차원에서 형사처벌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경춘 검사는 ‘의료인의 진료기록부 등 허위작성시 형사처벌 가부’ 발표를 통해 “의사가 진료기록부에 허위내용을 기재한 것은 의료법 제21조 진료기록부 작성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진료기록부 관련 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대법원은 2005년 11월 보험금을 목적으로 위장사고 후 모 의원과 함께 진단서와 진료기록부를 허위작성한 사건에 대해 “의료인이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이것이 형사처벌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며 의료법 위반 무죄를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은 “의료법 21조 1항에 규정된 진료기록부 조항에는 ‘상세히 기록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지 ‘허위로 작성하여서는 아니된다’ 또는 ‘허위사항을 기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다만, 구 의료법 53조 1항 3호에 면허자격정지 사유에는 ‘진료기록부 등을 허위로 작성한 때’로 규정하고 있다”며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처분을 선고했다.

박경춘 검사는 “대법원 판결의 쟁점은 허위내용으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 비치한 경우 의료법 제69조(의료법 21조 위반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여부”라며 “의료행위를 전혀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행위까지 형사처벌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검사는 “의료법 21조에 규정된 ‘상세히’의 의미는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라는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허위기재나 과장기재 없이 성실하게 기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어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제하고 “이는 진료기록부의 기능인 환자 치료에 이용, 적절한 정보제공, 의료행위 적정성 여부 판단 등을 고려할 때 당연한 논리”라며 형사처벌에 대한 정당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따라서 박경춘 검사는 “의료행위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아니한 행위와 허위기재하거나 과장기재한 경우 의료법 21조 1항 위반으로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진료기록부의 기능과 환자에 대한 위해성, 의사에 대한 행위 규범성 등에 비춰 타당한 해석이라고 사료된다”고 강조했다.

의원입법으로 2006년 3월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김애실 의원 대표발의)에는 제21조 3항을 추가해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진료기록부 등을 허위로 작성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67조는 ‘21조 3항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등으로 명시해 허위기재를 명문화한 엄격한 형사처벌을 반영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개원의를 제외한 심평원 담당부서와 대학병원 원무과, 의료전문 변호사 및 물리치료사, 소비자단체 등이 다수 참석해 진지한 토론을 벌여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대한 의료계의 미흡한 대응자세를 반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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