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날 협상에서 한미 양측은 의약품분야의 마지막 쟁점으로 남아 있던 신약의 최저가 보장과 의약품 허가와 특허연계에 대해 하나씩 주고받기 식으로 타결을 이뤘다.
먼저 신약의 최저가 보상에 대해 미국은 단일 보험자인 공단과의 약가협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우려해 신약에 대해 선진 7개국 약가 수준의 최저가격 보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신약에 대해 최저가를 보상하는 경우 약가협상 제도의 근본취지를 약화시켜 국민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끝까지 맞서 미국측이 이를 수용했다.
반면 의약품 허가와 특허 연계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측이 미국의 요구를 일부분 수용해 특허침해를 최대한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신약의 특허기간동안 자료독점권도 인정했다.
미국은 특허기간 중 특허를 침해한 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출시되지 않도록 제네릭 업자가 원개발자와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식약청의 허가절차가 자동 정지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또 우리정부는 경제성 평가 및 약가에 대해 원심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건강보험 운영기관으로 부터 독립된 이의신청 기회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원심의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붙여 합의해 줬다.
의약품 지적재산권 관련, 품목허가 절차로 인한 특허기간 연장 요구에 대해 현행 규정 수준으로 합의했다.
미국이 특허를 받은 의약품이 식약청의 품목허가 절차로 인해 특허권을 사용할 수 없었던 기간에 대해 보상적 특허기간 연장을 요구한데 대해 이 기간동안 특허기간 연장은 특허법에 이미 반영된 점을 고려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제3국의 품목허가와 관련한 요구는 미국이 요구를 철회했다.
양국간 의약품 이슈들에 대해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약품-의료기기 위원회의 설치에도 합의했다.
이밖에도 다국적제약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의약품 정보제공을 할 수 있도록 했고 리베이트 등 비윤리적 영업관행 근절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요구도 수용했다.
반면 미국은 우리측에 약제비 적정화방안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대부분 우리측 입장에 양보했다.
미국은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협상제 도입, 물가인상에 연동한 약가인상, 약물경제성평가 도입 연기,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인하폭 축소 요구는 자진 철회했다.
또 미국은 GMP, GLP 및 제네릭 의약품 허가의 상호인정을 위한 협력 요구를 수용,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작업반을 협정 발효 후 양국간 합의하에 설치키로 합의했다. 복지부는 그동안 미국이 의약품에 대해 상호인정을 협의한 상대국으로는 EU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의사 등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 상호 인정분야와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햇다. 하지만 한의사 자격은 한-미간 교과과정이 서로 다르다는 점 때문에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결과에 대해 제약업계는 정부가 자료독점권, 의약품허가-특허연계, 독립적 이의신청 절차 마련 등 미국측 핵심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 제약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민단체도 특허기간 연장 등으로 향후 5~7년간 10~12조의 보험재정 및 환자의 비용부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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