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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로비 파문, 갈길바쁜 의협에 치명타

박진규
발행날짜: 2007-04-25 07:37:35

의료법, 일자별청구 저지 등...리스크 최대한 줄여야

장동익 회장의 로비발언 후폭풍은 의협에게 가히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의료법 개악, 일자별 청구 등 핵심 현안에서 정부에 일방적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그동안 어렵게 쌓아왔던 대국민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국회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의협은 로비 파문으로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이 물건너갔다는 입장이다. 핵심 관계자는 "의료법이고 뭐고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의협을 도와주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국회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의협에 대한 신뢰도에 완전히 금이 갔다고 보면 된다. 향후 의료법 등 굵직굵직한 법안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 일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화 통화 한번 하기도 겁나는데, 누가 만나려고 하겠느냐. 의협뿐 아니라 보건의료계 다른 이익단체들을 만나는 것도 현재로써는 꺼려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협이 그동안 공들여 열어놓은 협상창구마저 닫힐 가능성이 있다. 예전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복지부의 의료계에 대한 압박 수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의료법 개정안은 그대로 확정될 것이란 반응과 함께 핵심 정책인 ▷일자별청구 전환 ▷본인부담금 인상 ▷적정성평가 등 계획대로 밀고나간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이럴줄 알았으면 의료법 개정안에서 양보하지 않을 걸 그랬다"며 "복지부가 검토중인 정책이 이번 일을 계기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신뢰도 한순간에 무너졌다. 서초구에 사는 A씨는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라는 의사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그간 의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어제 국회 청문회를 보고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반면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의협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믿음이 많이 깨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법안처리·심의과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도 "이번 사태는 의협의 잘못이라기 보다 회장 개인의 잘못인 만큼 의협과 의사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의료계가 합심 단결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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