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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70% 주면서 소아 응급실 분리하라니"

안창욱
발행날짜: 2007-07-06 07:23:29

대학병원,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난색.."수가 현실화 우선"

소아와 성인 응급실을 분리해 따로 설치토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자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비용 조달의 문제 등을 제기하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서울의 모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5일 “우리나라 대형병원들은 바로바로 입원을 시킬 수 없는 구조이다 보니 소아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응급실로 오는 사례가 많고, 이들의 90% 이상은 경증환자”라고 강조했다.

이들 경증 소아환자들을 위해 응급실을 별도로 만드는 것은 소아 진료실을 추가로 만드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특히 이 교수는 “경증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소아 경증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해 응급실로 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면서 "문제는 의료전달체계”라고 꼬집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화원(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응급의료기관은 소아와 성인 응급실을 따로 설치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정화원 의원은 “전체 응급환자 중 소아 비율이 28%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지만 대부분의 응급실은 성인과 소아를 구분하지 않은 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소아환자들이 중증 교통사고환자나 상해환자를 목격하면서 공포나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고,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응급실에서의 2차 감염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만약 소아응급실을 별도로 설치할 경우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적자폭이 누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응급의학회 모 교수는 “현재 응급센터 원가보존율은 68~72%에 불과한 실정”이라면서 “소아 응급실을 별도로 만든다면 관련 진료과와 원무과 등도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 비용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굳이 소아 응급센터를 따로 설치하려면 현 응급센터 수가를 100% 보존한 후 검토하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소아응급센터가 만들어지면 신생아실, 소아 중환자실도 늘리거나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병원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응급의학회는 정화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 반대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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