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채 보장성 강화 일변도의 공약을 남발하자 의료전문가들이 맹공을 퍼부었다.
한국보건행정학회(회장 연세의대 조우현 교수)는 1일 후기학술대회에서 ‘차기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 및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대통합민주신당 허윤정 전문위원은 대선 공약으로 △생애 주기별 무료 건강검진 △예방 중심의 노인보건정책 추진 △노인 대상 맞춤형 의료서비스 확대 실시 △재난응급의료 대응시스템 개선 △보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전자건강기록시스템 구축 △한방산업 육성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행위별 수가제의 포괄수가제로 단계적 확대, 의료공급체계 합리화, 급성병상 과잉 규제 등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이상노 전문위원은 △노인, 5세 미만 등 건강 취약계층에 대한 완전보장 수준의 건강 안전망 구축 △맞춤형, 예방형 서비스가 조화된 선진국형 건강관리 △소비자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 구축과 의료산업의 국가성장동력화 등을 공약했다.
특히 이 전문위원은 “필수적 보건의료 안전망 이외의 영역에서는 기존의 규제 일변도 정책기조로부터 벗어나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희망하는 개개인이 합리적인 부담을 전제로 최대의 편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동당 최은희 전문위원은 완전한 무상의료 실현을 위해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 진료비 전면 금지 △저소득계층, 장애인, 노인, 19세 이하, 중대질환자 무상의료 우선 실시 △의치, 임플란트 보험급여화 △간병서비스 보험급여화 △5년 이내 급여율 90% 이상 상향 △의원 외래 진료비 지불제도 인두제 전환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i3#마지막으로 민주당 최영찬 전문위원은 △공공보건의료 강화 △의약품 분류체계 개편 △의료기관간 기능분담체계 효율화 △유휴 간호인력 활용을 위한 제도적 지원 △의료기관 통합적 병상 자원 관리체계 구축 등을 강조했다.
이같은 4개 정당의 대선공약에 대해 토론자들은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KDI 윤희숙 연구원은 4개 정당 모두 건강보험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고 꼬집었다.
윤 연구원은 “대통합민주신당은 정권을 잡을 생각이 없거나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해 고민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한나라당 역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보이자 자만하고 있거나 참여정부의 정책을 인정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질타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민주노동당은 민간의료기관의 역할을 무시하고 있으며, 무상의료공약은 다음 세대 지속가능성이 없으며, 신념이나 믿음의 문제로 본 나머지 어떻게 재정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한방 예방사업 실시와 관련 “이렇게 할 정도로 EBM(근거중심의학)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한나라당의 경우 기본원칙만 있고, 대안이 없으며, 민노당이 무상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재원을 부담해야 국민들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동의해 줄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보건행정학회 조우현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바뀌면 정치, 경제, 사회제도 전반의 변화가 예상되고 보건의료분야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보다 실질적이고도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정책이 설정되도록 하기 위해 정책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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