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열린지 열흘이 지났지만, 보건복지위원회는 단 한번의 회의도 열지 못한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다.
양당은 오는 13~15일 소위 및 상임위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절반 이상의 위원들이 국회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어 제대로된 심의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17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5월 임시국회가 소집되었으나 보건복지위원회는 지금까지 단 한번의 회의도 열지 않았다.
양당은 임시국회가 열린지 열흘만은 6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오는 13~15일 소위 및 상임위를 개최키로 했으나 아직 심의안건은 물론 회의시간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이는 복지위원 상당수가 국회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 실제 복지위원 가운데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한나라당 전재희, 김충환 의원, 통합민주당 강기정, 김춘진, 백원우, 양승조 의원 등 6명이 전부다.
20명의 의원 가운데 14명이 이번 임시국회를 마지막으로 국회를 떠나게 된 것. 졸지에 직장(?)을 잃은 의원들이 나름의 호구지책을 찾는데 주력하다보니 상임위 일정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복지위 한 관계자는 "복지위원 가운데 상당수가 재선에 실패, 향후 거취문제 등으로 분주하다보니 회의 소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아울러 정권의 교체로 여야, 즉 주도권이 뒤바뀐 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권교체 후폭풍…여야 주도권 싸움에 민생현안 뒷전
더욱이 정권교체의 후폭풍으로 여야간 주도권 싸움이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민생법안처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파동, 당연지정제 완화 등 의료산업화 정책 등이 정치권의 핵심의제로 떠오르면서, 다른 현안들이 뒤로 미루어지고 있는 것.
실제 국회에서는 7일 농림해양수산위의 '쇠고기 청문회'가 진행될 예정이며, 쇠고기 협상 논란은 이후 8∼9일 대정부 질문, 13∼14일 국회 한미 FTA 청문회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국회 재입성이 확정된 보건복지위원 대부분을 새정부 정책 공격수로 내세워 업무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5대 실정'에 대한 대응책으로 쇠고기협상 무효화 추진 위원회와 의료보험민영화 저지 특별위원회 등 '정국대응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여기에 김춘진(쇠고기 추진위), 강기정, 백원우, 양승조 의원(의보민영화 저지위)을 배치했다.
정부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 등 처리여부 불투명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건복지위원회의 경우, 상임위가 개최되더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현재 양당은 정부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 등을 놓고 심의안건을 조율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복지위원 상당수가 '다른 일'로 바쁜데다 상임위 일정이 불과 보름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8~9일 대정부질문과 이후 FTA 청문회 등을 제외하면 상임위를 열 수 있는 기한은 일주일여에 불과해 정부가 요청한 10개 필수처리법안만을 심의하기에도 빠듯하다.
복지위 관계자는 "정치권의 분위기가 어수선해 법안의 심의가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라면서 "일단 남은 기간동안이라도 시급한 법안들을 우선 선정해 처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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