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계획대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서비스를 별도의 제도로 이원화할 경우 노년층 건강관리에 큰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윤종률(가정의학과·사진) 교수는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열린 '노인장기요양 보험 세미나'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윤 교수는 먼저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의료서비스를 배제할 경우, 오히려 지금까지의 만성질환관리체계에서 이탈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주로 기능장애의 보호역할에 치중하게되므로, 질병 및 건강관리에 대한 책임의식이 전적으로 개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
결국 장년층까지 지속적인 평생건강관리를 받아오더라도 요양보험체계로 진입하는 순간 도리어 관리체계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아울러 윤 교수는 양 보험의 이원화가 사회보험의 측면에서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두가지 보험체계의 재원과 자원이 모두 국가자원으로, 서로에게 역할과 책임을 떠넘길 수 없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양 보험의 연계체계 부족으로 각 보험서비스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서로 떠넘기려는 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건강보험측면에서는 급증하는 의료비를 억제하기 위해 의료비 지출이 가장 높은 노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부분 소위 '사회적 입원환자'들의 관리를 장기요양으로 이전하려하고, 장기요양보험은 조금이라도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는 넘어오지 않기를 요구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동일한 보건복지자원의 공동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대상자의 단순이동에 따른 '풍선효과'만 유발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노인건강, 의료중심-의료·수발-수발중심 3단계로 관리
윤종률 교수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생건강관리체계의 구축이라는 큰 틀에서 양 보험간의 분명한 연계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는 노화과정에 따라 △의료중심의 요양기 △의료-수발 전환기 △수발중심의 요양기 등의 3단계로 구분,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연계방안을 구축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윤 교수는 먼저 합병증이나 기능장애가 발생하기 이전인 초기에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건강진단과 관리에 주력하도록 하고, 두번째 단계에서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와 수발을 병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두번째부터 건강보험과 요양보험의 연계가 본격화되는 단계로, 노인환자의 급성기 질환의 치료가 끝나거나 만성질환에 따른 기능장애가 발생한 노인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와 요양서비스를 동시에 제공되어야 한다는 게 윤 교수의 주장이다.
마지막 단계인 요양기는 현재는 말 그대로 요양시설 등에서의 '요양'이 중심이 되는 시기. 윤 교수는 다만 이 때에도 만성질환화 합병증에 대해서는 방문간호사의 관리, 노인주치의의 재평가 등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양 보험은 모두 지속적 보건의료의 개념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히면서 "특히 적절한 노인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노인의학적 바탕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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